실적없는 줄기세포株, “내가 제일 잘 나가”

알앤엘바이오, 불법 시술 논란 불구 160% 주가 급등

입력 : 2011-09-26 오후 3:17:00
[뉴스토마토 김소연기자] 변동성 장세 속 줄기세포 관련주들이 군계일학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줄기세포 관련 기업 중에서도 정작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은 기업들의 주가가 더욱 상승하는 경우가 빈번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줄기세포 관련주는 연초 이후 세계 최초 줄기세포치료제 탄생, 정부의 줄기세포 육성 기조 등의 호재를 발판 삼아 최근 변동성 장세 속에서도 주가가 꾸준히 상승해왔다.
 
26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이날까지 줄기세포 관련 기업 9개 중 제넥신(095700)을 제외하면 모두 연초 대비 60% 이상 크게 올랐다.
 
그 중에서도 알앤엘바이오(003190)의 약진은 두드러졌다. 알앤엘바이오는 올해 첫 거래일인 지난 1월3일 종가 2595원 대비 이날 6800원을 기록, 주가가 162.04% 올랐다.
 
메디포스트(078160)는 연초 대비 132.58% 급등해 4만원 대였던 주가가 10만원대로 껑충 뛰었다. 이노셀(031390)도 올해 초에 비해 129.11% 올랐다.
 
그러나 이들 기업은 최근 임상3상을 완료해 품목허가를 신청한 메디포스트를 제외하곤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지 않은 기업들이다.
 
특히 알앤엘바이오는 최근 이틀 간 급락장을 제외하면 주가가 200% 넘게 상승, 줄기세포 업체 중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
 
이 기업은 지난해 줄기세포 불법 시술 의혹 및 부작용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알앤엘바이오(003190)는 또 올해 초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버거씨병에 대한 '바스코스템', 퇴행성 관절염에 대한 '알앤엘-조인트스템', 척추손상에 대한 '알앤엘-아스트로스템' 등 3가지 임상시험에 대해 3개월 정지 처분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과징금 5000만원을 내고 임상시험을 재개한 상태다.
 
반면 세계 최초로 줄기세포치료제를 출시해 가시적인 성과를 내보인 에프씨비투웰브(005690)는 이날 종가 기준 연초 대비 주가가 26.68% 증가하는데 그쳤다. 하락장에서 뛰어난 성과이긴 하지만 이들 기업의 주가 급등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이와 관련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실체가 없는 기업들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에 주가가 급변하고 있다며 투자에 주의를 당부했다.
 
최종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줄기세포 관련주 중 정책의 방향이나 실적의 가시성 등을 고려하면 우량기업은 차바이오앤(085660), 메디포스트(078160), 에프씨비투웰브(005690) 딱 3개 남는다”며 “그러나 이런 우량기업보다 실체가 나오지 않은 기업들은 적정 밸류에이션 측정 자체가 어려워 오를 때 더 오르고 빠질 때 더 빠진다”고 분석했다.
 
실체가 없어 오히려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주가를 끌어올리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최 연구원은 그러나 “연초 대비 주가가 크게 올랐다고 해도 실체가 없는 기업들은 주가 변동성이 워낙 크기 때문에 개인투자자들은 손해보기 쉽다”고 일침을 놓았다.
 
김현욱 IBK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정보의 비대칭성이 주가를 비정상적으로 움직인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정보의 비대칭성이 존재하는 2등, 3등 기업들은 움직이기도 가볍고 추후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있기 때문에 오르는 것"이라며 "개인투자자들이 추격 매수했다가 피해를 볼 수 있다"며 주의하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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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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