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정훈기자] 선거에는 갖가지 전략과 전술 등을 동반한 정치 공학적 셈법이 복잡하게 얽혀있다.
이에 따라 얼마나 전통적 지지층을 결집하고 부동표를 흡수하느냐에 따라 승패는 갈려왔다.
내년 총선과 대선의 바로미터인 10·26 서울시장 보선에서 각 후보들이 선거 초반 사활을 걸고 경쟁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과연 범 여·야 진영이 저마다 진정한 후보 단일화에 성공해 향후 주도권 경쟁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 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나경원, 박근혜 전 대표 지원사격 여부 관심.
한나라당은 29일 선거의 여왕으로 불리는 박근혜 전 대표의 지원 등을 놓고 진위여부 논란이 벌어졌다.
나경원 후보는 전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여성 서울시장은 여성 대통령의 길을 여는 데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며 박 전 대표를 향해 공개 구애를 보냈다.
이후 일부 언론은 익명의 다수 친박계 의원들 발언을 인용해 "박 전 대표가 나 후보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에 박 전 대표의 대변인격인 이정현 의원은 29일 "(박 전 대표는) 나 후보의 선거지원에 대해 한 마디도 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김정권 사무총장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 "나 후보가 조만간 박 전 대표를 만나 여러 가지 조언과 말씀을 나눌 것으로 기대 한다"며 봉합에 나섰다.
◇범 보수진영 결집 언제?
한나라당은 범 보수 지지층 결집이 남은 선거기간 동안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범여권 시민후보인 이석연 전 법제처장은 이날 선거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으나, 나 후보에 대한 지지여부 대답은 끝내 하지 않았다.
자유선진당 지상욱 전 대변인은 범 보수 후보 단일화를 제안하며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김 사무총장은 "이 변호사나 자유선진당 후보는 모두 정치적 신념이나 서울시 비전 등에서 한나라당과 큰 틀에서 다르지 않다"고 평가했다. 공식 제의가 들어오면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오늘 오후 보수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자유민주가치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를 주제로 끝장토론을 한다"며 "이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보수진영 결집을 이뤄낼 것이다"고 자신했다.
◇범야권 '아름다운 경선' 일단은 약속.
이와 함께 내달 3일 민주당 박영선 후보와 시민후보인 박원순 변호사간 치뤄질 범야권 후보 단일화가 '아름다운 경선'으로 마무리 될 수 있을 지 촉각이다.
양 박 후보는 단일화 경선 룰에 대한 세부(안)을 놓고 팽팽하게 맞서다 28일 한 발짝씩 뒤로 양보하며 경선안을 수용했다. 일단 표면으로는 갈등을 봉합한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한나라당과 정권 심판의 결정타가 될 이번 서울시장 보선에서 야당이 분열하면 패한다는 우려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양보에 대한 미덕을 여론이 호평할 것이라는 계산도 깔려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양 박 후보, 또 다시 기 싸움?
하지만 경선이 점점 다가올수록 양 후보 진영 간 세 과시와 기 싸움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서울 소상공인 522명은 이날(29일)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 갖고 민주당 박영선 후보에 대한 지지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박 후보는 정책전문가이며, 특히 경제전문가이다. 누구보다 재벌개혁에 앞장서 왔고 경제정의 실현을 위해 헌신해 왔음에 주목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인영 선대위원장은 오전 당사에서 열린 선대회의에서 "박영선 후보의 상승세가 뚜렷하다"며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서 나경원 후보와의 대결에서 승리하는 것으로 나왔고, 자체 조사결과에서도 상승추세가 분명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고했다.
이에 박 후보는 "정당정치는 책임정치다. 민주당이 책임을 지고 분노를 삭이고 시정을 맑고 투명하게 해야 한다"며 “서울시민이 편안하게 살도록 복지를 잘 마무리 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원순 후보는 이날 오전 양대 노총을 방문해 노동계 표심잡기에 주력하는 등 전날에 이어 정책 행보에 잰걸음을 보였다.
특히 오후에는 선거비용 조달을 위해 개설한 '박원순 펀드'참가자와 번개 미팅을 가진 뒤 국민참여경선에 대한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박 후보는 "과거의 방식에 의존하는 후보가 아니라 미래의 방식에 투신하는 후보가 야권통합후보로 선출돼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선 룰 협상 과정에서) 저쪽은 벌써 협상을 할 때마다 시뮬레이션을 돌려 어떤 효과가 날지 예상하고 오더라"며 "우리는 그런 계산을 하지 못했다. 결국은 너무 많이 양보한 것 같다"며 차별화를 시도했다.
그는 "작은 것을 버리면 작게 얻고, 큰 것을 버리면 크게 얻고, 다 버리면 다 얻는다"며 "내가 버렸으니 크게 얻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기대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