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손정협기자] 광공업 생산이 두달 연속 감소하고 소비도 줄어드는 등 국내 경기 적신호가 점점 짙어지고 있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1년 8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8월 광공업 생산은 전달보다 1.9% 감소했다.
7월의 0.3% 감소에 이은 것으로, 감소폭은 더욱 확대됐다. 광공업 생산이 2개월 연속 줄어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1~12월 이후 32개월만에 처음이다.
이에 따라 전체 산업생산은 서비스업(0.5%), 공공행정(1.8%), 건설업(1.1%) 생산 증가에도 불구하고 전달보다 0.3% 줄었다.
소비지표인 소매판매도 전달보다 0.2% 감소했다.
◇ 제조업 관련 지수 일제히 악화
8월 광공업 생산 부진의 주요 요인으로는 자동차(-6.7%)와 반도체 및 부품(-3.0%)이 꼽힌다.
통계청은 자동차 생산감소에 대해 "현대차 쏘나타와 그랜저 생산라인 합리화 공사에 기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및 부품은 글로벌 시장 둔화에 따른 수출 부진이 주요 요인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8월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나 줄어들었다.
출하, 재고, 가동률 등 다른 제조업 지수도 일제히 악화됐다.
제품출하는 전달보다 0.6% 줄면서 두달째 마이너스를 보였다. 내수용 출하가 1.0%, 수출용 출하는 0.2% 각각 감소했다.
생산자 제품재고는 전달에 비해 3.1% 증가했다. 특히 반도체 및 부품(7.3%)과 전기장비(11.0%), 기계장비(6.9%)의 재고증가가 두드러졌다.
재고가 늘고 출하가 줄면서 재고/출하비율(재고율)은 105.6%를 기록, 전달보다 3.9%포인트 상승했다.
제조업 가동률 지수도 전달보다 1.9% 감소했다. 자동차(-11.1%), 기계장비(-8.1%), 반도체 및 부품(-1.0%) 등이 특히 부진했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80.5%로 전달보다 1.6% 포인트 하락했다.
◇ 향후 경기도 부정적 요인 많아..'불안 지속'
현재의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100.9)와 향후 경기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전년동월비(2.0%)는 전달과 같았다. 동행지수와 선행지수가 증가세를 멈춘 것은 지난 4월 이후 4개월만이다.
미국 신용등급하락과 유럽 재정위기 등 대외불안요인이 더욱 확대되면서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
8월 상품수지 흑자규모가 4억8000만달러로 전달보다 90% 가까이 급감한 데 이어 9월에도 소비자기대지수와 종합주가지수, 장단기금리차 등이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선진국 경기가 빠르게 개선될 가능성이 낮고 몇몇 업종에서 재고부담이 가중됨에 따라, 광공업 생산 부진은 좀 더 연장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규돈 통계청 경제통계국장은 "이달은 종합주가지수가 크게 떨어지는 등 지난달보다 부정적인 요인이 많다"며 "향후 상황을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대외 불안 요인을 주시하면서 정부의 대응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