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국기자] 최근 영업정지 대상에서 제외된 저축은행 3곳 중 1곳은 자본잠식 상태로 드러나는 등 부실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4일 금융감독원과 저축은행중앙회 경영공시에 따르면 업계 등에 따르면 6월말 현재 저축은행 89곳 중 33곳(37%)이 자본잠식, 이 중 6곳은 완전자본잠식 상태였다. 전년 같은 시기보다 자본잠식은 9곳, 완전자본잠식은 3곳 늘었다.
적자폭이 커져 잉여금이 없어지면 자본잠식이 시작되고, 자본금을 모두 사용해 부채로만 회사를 운영하면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된다.
저축은행 부실 확대는 영업 환경 악화가 주요 원인으로 저축은행 89곳의 2010 회계연도 당기손익은 3653억원 적자였다. 2009 회계연도의 821억원 적자보다 무려 4배 이상 증가했다.
일부 대형 저축은행도 자본잠식상태로 나타났다. 자산규모 국내 1위 저축은행인 솔로몬저축은행은 지난해 한 해만 126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 때문에 1040억원 규모의 자본금은 6월 말 현재 608억원으로 급감, 자본잠식률이 41.52%에 달했다.
솔로몬저축은행 관계자는 "9월 말 현재를 기준으로 할 경우 1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400억원 이상의 건물매각차익을 반영해 자본잠식을 해소했다"며 "추가 증자와 계열사 매각 등을 통해 600억원 이상의 자금을 마련해 추가로 자본에 전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흥국·유니온저축은행도 자본잠식, 신민·우리·대원·예쓰·경남제일·미래저축은행 등은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신민·경남제일·미래의 경우 지난해 6월 말에는 자본잠식이 아니었지만, 1년 만에 자본금을 모두 날려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이르렀다.
금감원 관계자는 “2010 회계연도 중 상당수 저축은행이 적자를 시현하고 자본을 일부 잠식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부동산 경기 침체 지속 등으로 누적된 부실이 금감원의 일제 경영진단 과정에서 한꺼번에 밝혀져 대손충당금을 많이 적립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 대원 및 예쓰저축은행은 예금보험공사 소유거나 경영정상화자금 수혜 저축은행으로서 일정기간 적기시정조치가 유예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신민, 경남제일 및 미래저축은행은 올 6월말 결산 이후 유상증자, 부실여신 회수 등으로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나고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5%를 상회하는 것으로 공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토마토 이승국 기자 inklee@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이승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