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금융위기)'한국은 괜찮다'지만 위태로운 지표들

입력 : 2011-10-05 오후 3:20:49
[뉴스토마토 손정협기자] 글로벌 재정위기가 갈수록 심화됨에 따라, 국내 금융시장에 대한 우려도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정부는 연일 '펀더멘털의 건전성'을 강조하면서 투자심리 안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시장의 불안감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인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해외 상황에 따라서는 우리나라도 결코 안심할수는 없는 만큼 이에 대비한 방안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 "변동성 확대는 글로벌 추세" vs. "韓 민감도 확대"
 
지난 4일 기획재정부는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어 국내외 금융시장과 관련한 '주요 쟁점사항'을 해명했다.
 
신제윤 재정부 1차관은 "최근 외환, 주식시장의 변동성 확대는 우리나라만의 현상이 아니며 글로벌 금융시장 추세와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환율의 경우 중국을 제외한 브릭스 국가들의 절하 폭은 우리보다 크고, 주가지수도 독일, 프랑스 등 주요 유럽국가들에 비해 하락폭이 크지 않다는 주장이다.
 
반면 LG경제연구원은 4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우리나라는 (리먼 사태가 일어난) 2008년 당시 G20 국가들 중에서는 주가하락률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은 편에 속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하락률 순위가 가장 많이 상승했다"며 "대외충격에 대한 국내 주식시장의 민감도가 크게 확대됐다"고 밝혔다.
 
우리경제의 수출의존도가 높아 다른 나라들에 비해 선진국의 경기둔화에 취약할 뿐만 아니라, 국내주식에 대한 외국인의 보유비중이 높아 금융시장의 위험 확대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금의 대규모 이탈이 주가하락을 가속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 정부 환율개입 본격화, '외환 쏟아붓기?'
 
정부는 8월 현재 외환보유액이 3122억달러로, 지난 2008년 8월의 2432억달러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원ㆍ달러 환율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정부가 개입을 확대하고 있는 점은 향후 외환보유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신제윤 차관은 4일 "환율이 시장에서 결정되도록 하는 기조를 유지하되 급등락ㆍ쏠림 현상이 발생하면 완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개입의지를 분명히 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말 현재 외환보유액은 약 3034억달러로, 전달에 비해 88억달러 감소했다. 이는 지난 2008년 11월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이달에는 지난 4일 원ㆍ달러 환율이 장중 1200원을 넘으면서 당국이 개입에 나선 것으로 보이는 만큼 3000억달러선이 무너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국내 자본시장이 외환시장 규모에 비해 과도하게 개방돼 있어 환율 불안이 심각하다고 설명했다. 단기외채 비중도 이전에 비해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다른 신흥국들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배민근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대고객 현물환 시장의 규모는 1일 거래량 기준으로 38억달러 규모에 불과해 대단히 작은 편"이라며 "크지 않은 규모의 환전물량에도 환율의 변동폭은 크게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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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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