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회장 "‘함께 멀리’의 가치 새롭게 되새길 때"

"대기업형 핵심사업 위주 재편..중소기업형 사업은 철수"
"전 임직원 개인연금 지원방안 구체적으로 검토 중"

입력 : 2011-10-09 오전 11:10:22
[뉴스토마토 강진규기자] 김승연 한화(000880)그룹 회장이 그룹 창립 59주년을 맞아 기념사를 통해 '공생발전'을 재차 강조했다.
 
김 회장은 9일 그룹 창립 59주년 기념사에서 "'변화'야말로 지난 30년간, 단 한 시도 잊은 적이 없는 최대 경영화두"라며 "(한화그룹이) 사람으로 치면 환갑 나이에 접어드는 만큼, 이제 한화의 100년을 내다보며 거시적인 차원에서 보다 큰 변화를 준비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아무리 큰 나무도 혼자 숲이 될 순 없다"며 "우리가 100년 기업의 영속적인 미래를 도모하기 위해선,‘혼자 빨리’가 아닌,‘함께 멀리’의 가치를 새롭게 되새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5일 발표했던 공생발전 주요 방안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는 "향후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대기업형 핵심사업 위주로 재편하고 중소기업형 사업은 철수하고자 한다"며 "이외에도 우리는 공생전략 시스템 구축, 친환경 사업체계 정착, 친환경 사업공헌사업 확대, 성과공유제 도입 등 공생발전 프로그램을 구체화하여 단계별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함께 멀리'의 가치를 그룹 내부에도 적용해 "전 임직원들의 개인연금 지원방안을 구체적으로 검토중"이라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최근 1~2년새 그룹 내·외부에서 거센 변화의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며 "'내일을 키우는 에너지'라는 그룹 브랜드 슬로 처럼 태양광과 바이오 같은 미래 신 성장사업은 장기적인 시각에서 투자하며 그룹의 새 역사를 이끌 소중한 토대로 키워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임직원에게 "도전, 헌신, 정도의 핵심가치 DNA를 뼛속 깊이 새기고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정신력을 재무장해 나가야 한다"며 "한화인이라면 누구나 그 어떤 변화의 시대도 주도할 수 있는 변화의 달인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문했다.
 
 
<다음은 김승연 회장의 한화그룹 창립 59주년 기념사.>
 
국내외 한화가족 여러분!
그룹 창립 59주년을 맞이하는 뜻 깊은 날입니다.
우리 한화의 역사적인 태동을 기념하며 지난 날의 창업이념을 가슴속 깊이 되새겨보는 날입니다. 오늘의 한화가 있기까지 임직원 여러분의 헌신적인 노력이 큰 힘이 되었지만, 앞선 수많은 선배 한화인들의 땀과 눈물 또한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지난 59년간 한화의 이름으로 함께 했던 모든 분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감사를 드립니다.
 
올해 저는 취임 30주년을 맞아 그 어느 해보다 깊은 통찰의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한화의 과거와 현재를 반추하며 앞으로 나아갈 그룹의 미래에 대해 고민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지난 30년간의 변화 속도를 보건 데, 앞으로 다가올 30년의 변화상은 가히 상상조차하기 힘듭니다. 특히 최근과 같은 글로벌 불황기에는 그 변화의 진폭이 훨씬 더 큽니다. 이순간에도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기업들은 기존의 시장질서와 경쟁구도를 급속히 재편하고 있습니다. 한화의 59년 또한 이처럼 불확실한 미지의 세계에 도전하며 끊임없이 변신해 온 역사였습니다.‘변화’야말로 지난 30년 간, 단 한시도 잊은 적이 없는 최대의 경영화두라 할 것입니다.
 
한화인 여러분!
내년이면 우리 그룹도 창업 60주년을 맞이 합니다.
사람으로 치면 환갑의 나이에 접어든 만큼, 이제 한화의 100년을 내다보며 거시적인 차원에서 보다 큰 변화를 준비해야 할 시점입니다. 기업의 위상과 연륜에 걸맞게 좀 더 높은 비전을 세우고, 사업과 조직, 인력 모든 면에서 근원적인 경쟁력을 키워나가야 합니다. 특히 우리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하며 책임 있는 사회의 일원으로서 국가발전에 헌신해야 합니다. 지난 날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숱한 위기의 강을 건너 왔듯이, 우리도 누군가에게 희망과 감동을 주는 기업으로 다가서야 합니다. 이를 통해 장차 존경 받는 기업, 누구나 일하고 싶은 기업, 대한민국의 자부심이 되는 기업으로 탈바꿈해 나가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59년 전 사업보국의 창업이념에 충실하며, 우리 한화의 백년대계를 튼튼히 쌓아가는 길이기도 할 것입니다.
 
며칠 전 그룹은 공생발전을 위한 주요 방안을 대내외에 선포한 바 있습니다. 최근 각 계층간의 동반성장이 사회적인 화두로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시점에서, 우리 한화 또한 자발적으로 동참해 나가자는 다짐입니다. 지금까지는 치열한 생존경쟁에 쫓겨 앞만 보고 달려왔을지 모르지만, 앞으로는 옆도 챙기고 뒤도 돌아보면서 함께 발맞춰 나가자는 약속입니다. 아무리 큰 나무도 혼자 숲이 될 순 없습니다. 우리가 100년 기업의 영속적인 미래를 도모하기 위해선,‘혼자 빨리’가 아닌,‘함께 멀리’의 가치를 새롭게 되새겨야 할 것입니다.
 
이에 그룹은 향후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대기업형 핵심사업 위주로 재편하고 중소기업형 사업은 철수하고자 합니다. 또한 그룹의 협력사를 한 배를 탄 공동운명체로 받아들이고, 자금, 시스템, 인재육성 등 실질적으로 도움을 필요로 하는 모든 분야에서 다양한 지원방안을 모색할 것입니다. 나아가 그룹의 숙원이었던 사회복지재단을 설립함으로써, 보다 체계적으로 소외된 이웃들을 돌보는데 앞장서고자 합니다. 이외에도 우리는 공생전략 시스템 구축, 친환경 사업체계 정착, 친환경 사업공헌사업 확대, 성과공유제 도입 등 공생발전 프로그램을 구체화하여 단계별로 추진해 나갈 계획입니다.
저는 이와 같은‘함께 멀리’의 가치를 우리 그룹내부에도 적극 적용해 나갈 것입니다. 현재 그룹은 전 임직원들의 개인연금 지원방안을 구체적으로 검토 중입니다. 업계에서도 전례가 없는 연간 수백억의 예산이 소요되는 방안이지만, 기업과 구성원간의 공생을 도모하는 또 하나의 모범사례가 될 것입니다. 이는 지난 59년 간 그룹발전에 기여해 온 한화인들에 대한 고마움의 표현이기도 합니다. 저는 본 제도시행을 통해 한화가 좀 더 보람을 느끼는 직장이 되고, 외부의 우수인재 유치에도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화인 여러분!
최근 1~2년 사이 그룹 내 외부에서 불어오는 거센 변화의 바람을 여러분도 체감하고 있을 겁니다. 새로운 시대에는 새로운 목표와 경쟁력으로 무장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나가야 합니다. 그룹이 3년 만에 재개한 대국민 브랜드 캠페인 또한 앞으로 10년 후를 준비하며 과거의 이미지를 일신해 나가자는 것입니다. 우리의 브랜드 슬로건인‘내일을 키우는 에너지’는 그룹의 동반성장 철학과 미래의 사업비전 그리고 일류기업으로의 도약의지를 담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한화 브랜드의 경쟁력과 함께 비지니스의 경쟁력, 각 개인의 경쟁력 또한 업계 최고수준으로 높여 나가야 합니다.
 
태양광과 바이오 같은 미래 신 성장사업은 장기적인 시각에서 투자하며 그룹의 새 역사를 이끌 소중한 토대로 키워가야 합니다. 지금 당장 눈앞의 이익이나 불확실한 사업환경에 일희일비할 것이 아니라,‘해낼 수 있다’,‘꼭 해낸다’는 믿음으로 묵묵히 추진해 나가야 하는 것입니다. 저는 장래에 우리 한화의 태양광 사업을 반도체나 자동차, 조선업처럼 대한민국을 대표할 또 하나의 미래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큰 꿈을 갖고 있습니다. 이제는 우리 한화도 그만한 비전을 세우고 실천해 나갈 수 있는 저력을 갖추었다고 믿습니다.
 
현재 새로운 통합 시너지를 구축하고 있는 금융부문은 물론, 각 계열사 또한 어느 한 분야에서만큼은 일등이 될 수 있는 역량을 반드시 갖추어 나가야 합니다. 시장점유율이나 매출 같은 외형적인 측면이 아니더라도, 우리 회사가 대한민국 최고, 세계 최고라고 내세울 수 있는 가치를 하나씩은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이를 통해 시장 선도자로서 일등기업의 이미지를 창출해 나갈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곧 각 사의 존재 이유가 되고, 우리 한화가 일류기업으로 도약해 가는 길이 될 것입니다.
 
임직원 여러분의 의식수준도 달라져야 합니다. 도전, 헌신, 정도의 핵심가치 DNA를 뼛속 깊이 새기고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정신력을 재무장해 나가야 합니다. 급변하는 시대정세를 좇아 모든 것을 새로운 각도에서 바라보며 개인의 역량과 일하는 방식을 일류수준으로 개선해 나가야 합니다. 새 시대에 필요한 전문지식을 배양하며 글로벌 경쟁에 유연하게 대처해 나갈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한화인이라면 누구나 그 어떤 변화의 시대도 주도할 수 있는 변화의 달인으로 거듭나야 할 것입니다.
 
한화인 여러분!
최근 미국과 유럽의 재정위기가 불거지면서 글로벌 경제가 다시금 휘청거리고 있습니다. 불확실한 대외 환경아래서 각 사의 사업 추진 또한 여의치만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기회는 늘 공포스러운 위기의 얼굴로 찾아오기 마련입니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도 시장 적응력을 높이며 업계 선도자로 도약하기 위한 기회를 찾아야 합니다. 세상은 여전히 우리에게 도전하라, 혁신하라 그리고 끊임없이 변화하라고 세차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언제나처럼 우리는 높은 격랑의 파고에 맞서 도전할 것이며, 또 다른 내일을 향해 전진할 것입니다. 고객과 지역사회 그리고 온 국민이 한화의 이름을 자랑스러워하는 그날까지 끊임없이 변화하며 진화해 나가야만 합니다.
 
앞으로의 1년이 그룹의 창업 60주년을 준비하며 한화의100년 기틀을 다져 나가는 뜻 깊은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11년 10월 9일
한화그룹 회장 김승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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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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