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종호기자] 13일부터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선거운동이 시작됐다.
지난 8월 오세훈 전 시장이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실시하고 그 결과로 시장직에서 물러나면서 역시 '복지'가 이 시대 최고 화두라는 것이 확인됐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를 거치면서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복지는 시대정신으로 자리매김 할 것으로 보인다.
'복지'보다는 '성장'에 방점을 찍어오던 한나라당 마저도 복지 백가쟁명을 일으키는 것을 보면 복지가 국민이 원하는 정책라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복지를 둘러싼 갑론을박은 뚜렷한 입장을 가진 사람조차로 혼란스럽게 한다. '선별적 복지'와 '보편적 복지' 모두 일견 타당해 보이는 한편 각각의 정책의 한계점과 결점들이 보이기 때문이다.
▲ <대한민국복지 7가지 거짓과 진실>
(김연명 외 지음, 두리미디어 펴냄)
특히 현 정부는 '747대선공약'이 수포로 돌아가자 '재정 건전성'이라는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 '복지포퓰리즘'이라는 프레임을 만들고 있다.
재정은 열악한데, 복지재원은 어디로부터 나올 것이며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손자에게 무상급식이 필요하냐고 물으면(이명박 대통령 2011년 신년 기자회견) 그럴듯하게 들리는게 사실이다.
이처럼 오해와 거짓이 난무하는 복지국가 논쟁에 <대한민국복지 7가지 거짓과 진실>은 명쾌한 해답을 제시한다.
이건희 회장의 손자에게 공적복지가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윤홍식 인하대 행정학과 교수는 "중산층이 참여하지 않는 복지서비스는 질이 담보되지 않는다"고 답한다.
즉, 부자들에게 돈을 걷어 가난한 사람에게 주는 방식만으로는 우리 사회의 불평등과 빈곤을 해소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자신이 내는 세금이 저소득층이나 가난한 사람들에게만 돌아간다면 누가 세금을 많이 내겠는가?(p.191) 즉, 보편적 복지를 위해 보편적으로 세금을 내는 나라에서 복지자원의 총량이 훨씬 크다는 설명이다.
윤 교수는 가난한 사람들이 빈곤에서 벗어나고 불평등이 완화되기 위해서는, 중산층과 부자에게도 복지 급여가 제공돼야 한다고 논리를 전개한다.
이 밖에도 김연명·신광영(중앙대)·양재진(연세대)·윤홍식(인하대)·이정우(경북대) 교수 등 저자들은 '복지는 좌파의 정책일까', '복지국가의 큰 정부는 비효율적일까', '복지국가는 쇠퇴하고 있는 것일까', '복지국가는 성장 및 세계화와 상극일까', '보편적 복지는 무책임한 퍼주기일까' 등에 답하면서 복지를 둘러싼 오해를 하나씩 논박한다.
2013년까지 '재정건전성'을 확보하겠다면서도 증세에 대한 주장 없이 세출을 줄이겠다는 현 정부의 주장에 대해서도 저자들은 "현실은 복지를 확대한 나라가 재정도 좋고 경제도 탄탄하다"고 꼬집는다.
저자들은 한쪽에서는 '보편적 복지'를 내세우는데, 다른 한편에서는 '복지포퓰리즘'이라며 비난하는 복지의 논의는 초등학생 수준이라고 일갈하며 앞으로 '복지'가 아니라 '어떤 복지국가인가'가 문제가 됐다고 주장한다.
담세율이 높아도 세금에 대한 저항이 없는 방법 등을 고민해 복지국가를 설계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저자들의 논리는 그동안 복지담론에 혼란을 깔끔하게 정리해준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 때 독자는 "복지는 국방이다.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얻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