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종호 기자] #박 모씨는 인터넷 블로그의 대출 상담 광고를 보고 만난 A씨와 상담을 한 뒤 햇살론 취급 금융회사에 방문했다. 박씨가 직접 금융회사에서 1000만원의 햇살론 대출을 진행하자 A씨는 본인이 햇살론 대출을 받게 해줬다며 중개 수수료 명목으로 200만원을 받아냈다.
정부가 불법사금융 피해사례를 공개하며 불법사금융 근절에 팔을 걷어부쳤다. 고금리·불법추심 등 불법사금융 예방조치 및 최고금리 규제 위반 등에 대한 대부업법상 제재 수준 강화에 나섰다. 이 같은 대응 기조는 새 정부에서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보이스피싱을 근절하기 위한 정책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는 지난 11일 불법사금융 피해사례 3건을 공개하며 주의보를 발령했다. 금융위는 2022년 업무보고를 통해 "불법·부당한 금융소비자 피해를 근절하고, 금융시스템 전반을 소비자 친화적으로 전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고금리·불법추심 등 불법사금융 예방조치 및 최고금리규제 위반 등에 대한 대부업법상 제재수준 강화에 나섰다. 예방조치로는 불법사금융 사업자 전화번호 차단요청 주체 확대, 대부중개업자 온라인 불건전영업행위 규율 등을, 제재 수준 강화에는 최고금리 규제 위반 여신금융기관에 대한 금융위의 조치명령권 신설 카드를 꺼내들었다.
새 정부가 출범하면 이 같은 대응 기조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보이스피싱을 근절하기 위한 정책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대선 당시 선거 캠프에서 가족사칭 메시지 등 새로운 유형의 보이스피싱 피해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7744억원에 이른다.
과거 윤 당선인도 검찰총장 후보 시절 보이스피싱 조직에 신분을 도용당한 적이 있다. 지난 2019년 6월 당시 검찰총장 후보인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의 가짜 날인이 찍힌 공문과 검사 명함, 재직증명서 등을 보여주며 서민들을 꾀어내 대출을 받거나 현금을 전달받으려는 수법이 드러난 적이 있다. 보이스피싱 조직이 검찰총장 후보까지 사칭하는 지경에 이르면서 윤 당선인 측도 보이스피싱 단속을 위한 범정부 합동 단속조직 설치를 공약했다.
이에 맞춰 금융당국도 잰걸음을 보이고 있다. 금융위는 금융 피싱 사기와 불법사금융 대응 업무를 총괄하는 국장급 임시 조직인 '불법사금융 긴급대응단'을 구성했다. 대선 후보의 공약에 ‘보이스피싱 법 집행 강화’가 주요하게 반영된 점을 고려한 선제적 조직 신설로 해석된다.
또 보이스피싱 관련 금융사의 책임을 강화할 방침이다. 그간 보이스피싱 피해에 대해 금융사의 책임 강화 움직임은 계속됐지만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 보이스피싱 피해 금액에 대해 금융사만 책임질 수 없다는 논리가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피해 책임 비율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윤 당선인이 보이스피싱 피해에 대한 금융사의 책임 강화를 공약했지만 피해자, 금융사, 통신사 등이 얽혀있는 상황에서 책임 비율을 책정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금융사에만 책임을 강화하는 것을 두고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회사가 책임을 100% 지는 것은 이용자의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수 있다”며 “보이스피싱 등 불법사금융에 대한 근절에 우선 초점을 맞추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사진=윤석열 당선인 홈페이지)
송종호 기자 so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