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종호 기자]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에서 캐피탈사를 상대로 한 카드사들의 우세가 나타나고 있다. 카드사의 전통 수익원이던 신용판매가 수수료 인하 등으로 감소하면서 할부금융 사업 확대에 나선 탓이다.
반면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에서 우위를 점했던 캐피탈사들은 점차 입지가 줄어드는 모양새다. 일부 캐피탈사들은 특화 상품, 중고차 매장 운영 등으로 반전을 꾀하고 있다.
16일 금융권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이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에서 공세를 취하면서 캐피탈들 역시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카드사 가운데 자동차 할부금융은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가 선두에 있다. 신한카드가 지난해 3분기 말 자동차 할부금융 자산이 3조8044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3000억원 가량 늘어나며 7.8% 성장했다. KB국민카드는 같은 기간 3조4476억원으로 0.4% 감소하며 2위를 지켰다.
다른 카드사들의 추격도 매섭다. 우리카드는 지난해 초 캐피털금융부를 오토금융(자동차금융)본부로 개편하며 자동차 금융조직에 힘을 실었다. 우리카드는 올해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을 발판으로 성장을 도모할 전망이다. 1년 전 시장에 가세한 하나카드는 후발주자지만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2517억원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캐피탈사의 상황은 사뭇 다르다. 카드사들의 공세 등이 겹치면서 캐피탈사가 주도하는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 점유율은 전년 대비 하락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기준 캐피탈사 14곳의 자동차 할부금융 자산 규모는 20조8341억원으로, 2020년 말 대비 4.0% 감소했다.
이에 카드사들은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에서 반전을 꾀하고 있다. 특히 캐피탈 인증 중고차 등을 선보이며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KB캐피탈이 대표적이다. KB캐피탈은 지난 2일 울산 국민차 매매단지에 ‘KB캐피탈 인증중고차’ 3호점을 오픈했다. 지난해 KB차차차 플랫폼을 통해 ‘KB캐피탈 인증중고차’ 플랫폼을 선보인 이후 △경기도 김포 국민차 매매단지 1호점 △대구 엠월드 2호점에 이어 3번째 매장이다.
현대캐피탈은 수요가 급증한 차종을 겨냥한 상품을 내놨다. 현대캐피탈은 기아 레이의 1인승 밴 출시에 맞춰 다목적 구매 지원 프로그램을 선보였는데, 레이의 올해 1~2월 국내 판매량은 6816대로 전년 동기 대비 38.8% 증가했다.
향후 시장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기존에 차 할부를 취급해온 캐피탈과 카드사에 은행권까지 관련 상품을 내놓고 있다”면서 “신규 시장었지만 지금은 레드 오션으로 변했다”고 말했다.
(사진=KB캐피탈)
송종호 기자 so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