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국기자] L씨(24)는 학교에서 축구경기 중 미끄러져 넘어지면서 코뼈가 부러져 대학병원(성형외과)에서 전신마취 후 겸자기구(가위 모양의 시술도구)를 이용한 비관혈적 정복술을 받고 보험금을 청구했다.
그러나 보험회사는 골절진단비와 입원비 등은 지급했지만, 메스(수술칼)를 대지 않았다면 약관상 수술로는 볼 수 없어 골절수술비(100만원)는 줄 수 없다고 주장했고, L씨는 금감원에 분쟁조정을 신청했다.
약관상 수술비는 의료기구를 사용해 생체에 절단, 절개 등의 조작을 가하는 것으로 일반적인 외과적 수술을 시행한 때 지급되는 것인데, L씨가 받은 ‘비골골절 비관혈적 정복술’은 가위모양의 겸자를 함몰된 코뼈 안쪽에 삽입해서 코뼈를 들어 올리는 것으로 이런 ‘약관상 수술’로는 볼 수 없다는 게 보험사의 주장이다.
과연 L씨는 보험사에게서 보험금을 받을 수 있을까.
금융감독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는 19일 코뼈 골절시 메스를 대지 않고 시행하는 ‘비관혈적 정복술’도 보험약관상 수술로 인정해야 한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메스를 사용하지 않은 코뼈 골절 복원수술도 수술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것.
관혈적 정복술은 메스로 피부를 절개해 강선 등을 사용해 코뼈를 교정하는 치료법을, 비관혈적 정복술은 겸자기구를 함몰된 비골 안쪽에 삽입해서 다른 쪽 비골을 외부로부터 압박하면서 전체적으로 코뼈를 들어 올려 맞추는 치료법을 말한다.
위원회는 약관상 수술의 정의가 ‘생체에 절단, 절개 등의 조작’이라고 돼 있으므로 반드시 생체의 절단, 절개로 한정하고 있지 않고, L씨가 받은 비관혈적 정복술은 피부 절개 등 외과적 수술(관혈수술)보다 우선적으로 시행되는 일반화된 치료방법으로서 관혈수술과 그 치료목적이 다르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는 점 등에 비춰 보험회사는 골절수술비를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금감원은 그 동안 신체의 절제(切除) 등이 필요 없는 경우라도 완치율이 높고, 일반적으로 의학계에서 인정되고 있는 첨단의 수술기법도 약관상 수술로 인정토록 지도, 대부분의 경우 수술비를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회사에서 비관혈적 정복술을 약관상 수술로 인정하지 않는 분쟁이 꾸준히 발생해 왔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결정으로 일부 보험회사의 잘못된 보상업무 관행에 제동을 걸어 비골골절 수술에 대한 명확한 처리기준을 제시했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