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월시위, 공감 얻었지만 글로벌화 전개는 한계"

"국가별 경제상황 크게 달라 행동 통일 쉽지 않아"

입력 : 2011-10-21 오전 11:43:11
[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세계적인 규모로 확산되고 있는 월가 점령시위(Occupy Wall Street)가 전세계 대다수의 공감을 얻는 데는 성공했지만 글로벌 트렌드화로 전개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제금융센터는 21일 '월가 점령시위 확산에 대한 평가 및 전망'이란 보고서에서 "국가별로 금융권의 구제금융, 임금 등 직면한 상황이 달라 공통의 메시지와 행동의 통일화가 쉽지 않다"며 이 같이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번 시위의 배경으로 경기침체에 따른 저성장, 고실업에 따른 불만, 금융업계의 탐욕, 경제 불평등 및 미정치권에 대한 비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진단했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소득의 양극화, 정치권의 부유층 세금인상 반대, 금융규제를 둘러싼 정치·금융권의 밀착관계에 대한 불만 등이 시위확산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번 시위가 본격적인 정치세력화, 글로벌 트렌드화 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현재의 시위가 대규모 정치세력화 되기 위해서는 강한 구심점, 뚜렷한 메시지, 충분한 자본이 필요하지만 아직까지는 이 모두가 약한 상황이라는 것.
 
안남기 국제금융센터 연구위원은 "미국의 경우 체제자체의 변화 등 극단적 측면에 대해서는 전국민의 동조화가 어려운 상황인데다 국가별로 보면 구제금융, 임금수준, 조세제도 등 상황이 크게 상이해 전세계적 행동의 통일화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미국 경기회복 지연, 고실업률에 대한 불만 등으로 시위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미국의 정치, 경제정책, 금융부문 등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향후 예상되는 변화에 대해 ▲미국 대선구도 ▲미국 정당 정책기조의변화 ▲ 조세제도의 변화 ▲경기부양책 ▲금융업계의 자정활동 ▲금융규제의 강화 등을 꼽았다.
  
한편, 이날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협의회에서도 반 금융자본 시위가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김중수 한은 총재는 "한쪽에서는 자스민 혁명 등으로 경직된 나라들이 자유화되고 있는 반면 다른 한쪽에서는 '월가 점령시위'로 너무 자유화되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며 "세계 양극화가 없어지고 가운데로 몰리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시중은행장들에게 "어깨가 무겁겠다"며 금융거래 수수료 인하 등을 요구하며 반 금융자본 시위가 일어난 상황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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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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