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최근 보험료율 담합 등 보험사들의 탐욕에 대한 비난여론이 고조되고 있음에도 손보사들이 휴대폰 보험료를 슬그머니 인상하는 등 여전히 ‘배불리기’에 여념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SKT는 보험 월정액은 1500원 올렸지만 보상한도는 오히려 줄였으며, KT는 손해액의 30%를 소비자가 지불토록 상품을 변경했다.
휴대폰 보험은 매달 일정액을 내면 휴대폰을 분실하거나 고장이 났을 때 보상을 해주는 상품으로 통신사가 보험사와 제휴를 맺고 제공하는 부가서비스 형태로 운영된다.
27일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휴대폰 가입자 수는 9월기준 현재 5212만명으로, 이 가운데 휴대폰 보험 가입자는 500만명을 넘어서는 등 급증하고 있다. 고가의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가입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현재 KT의 휴대폰 보험서비스인 '쇼폰케어'는 현대해상·동부화재·삼성화재와 제휴를 맺고 있다. 또 SKT의 휴대폰 보험서비스인 '폰세이프'는 한화손해보험, LG U+의 '폰케어플러스'는 LIG손해보험과 협약을 맺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휴대폰 보험료는 금액이 크지 않다는 점을 이용, 통신사와 제휴 맺은 손보사들이 은근슬쩍 보험료를 인상한 것이다.
실제로 SKT의 프리미엄급 '폰세이프35'는 월정액 3500원으로, 출고가격이 70만원 이상인 휴대폰에 한해 가입이 가능하다. 대부분의 SKT 스마트폰 소지자가 이 보험서비스에 가입하고 있다.
하지만 SKT는 지난 8월20일 기준으로 '폰세이프35' 서비스 가입을 중단했다. 대신 월정액 5000원인 '스마트 세이프' 서비스를 내놨다. 월정액은 무려 1500원 올렸지만 기존 서비스(최대보상한도 90만원)에 비해 최대보상한도는 오히려 5만원 줄었다.
KT 역시 기존 스마트폰 고객들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월정액 4000원인 프리미엄급 보험서비스 '폰케어'를 지난달 26일부터 가입 받지 않고 있다. 이를 대신해 이름만 조금 바꾼 '폰케어 안심플랜'을 내놓고, 보험 월정액을 700원 오른 4700원으로 적용했다.
KT 상담센터 직원은 "금액은 올랐지만 상황에 따라 고객이 지불해야하는 자기부담금이 줄어들 수도 있어 고객의 편의를 생각한 것"이라며 "통신사에서 의견을 제시하면 보험사에서 금액 등을 책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존 서비스의 자기부담금은 8만원인 반면 현재는 손해액의 30%를 본인이 지불해야한다. 스마트폰 가격이 80만원을 웃도는 상황에서 사실 더 많은 자기부담을 떠안아야 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결국 손보사들이 품질 서비스를 향상한다는 핑계로 보험료를 올리며 고객을 우롱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백성진 금융소비자협회 사무국장은 "휴대폰 보험 가입자 수가 늘어나니까 손보사들이 이득을 얻기 위해 보험료를 올리고 있다"며 “현재 얼마만큼 이익을 얻고 있는지 공개하지도 않은 채 가격을 올리는 행태에 소비자만 피해를 본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