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필현기자] 정부의 ‘새 약가인하정책’에 대한 제약업계의 반발 움직임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지난 31일 보건복지부의 약가인하 입안예고가 확정되자 국내제약업계가 즉각 반발움직임을 보인데 이어, 다국적제약사들까지 가세해 정부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제약협회는 업계의 목소리를 모두 수용해 ‘의약품 생산 중단’ 방안을 적극 검토한다.
그간 국민들의 건강과 직결된 약품 생산을 목표 달성의 무기로 사용한다는 여론의 역풍을 우려해 보류했던 '최후의 카드'까지 꺼내들 태세인 것이다.
김선호 한국제약협회 홍보실장은 “어제 정부 발표에 대해 제약업계가 크게 실망하고 있다”면서 “내일(2일) 오후에 개최되는 이사장단 회의에서 ‘의약품 생산 중단’을 우선 검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다국적제약사들은 추가 약가인하가 진행될 경우 한국시장을 포기하고 철수할 수 있다는 의견을 조심스럽게 밝히고 있다.
한 다국적제약사 간부는 “약가인하는 미래의 성장 동력인 제약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진행돼야 하는데, 한국정부는 그렇지않는 것 같다”면서 “이같은 약가인하 정책이 계속 될 경우 우리로서는 한국시장을 포기할 수도 있다”고 다소 격한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미국과 유럽에 본사를 두고 있는 몇몇 다국적제약사들은 본사 측으로부터 한국 시장 철수를 요구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8곳의 다국적제약사를 회원으로 두고 있는 KRPIA는 기등재목록정비로 인한 약가 인하가 완료되는 2014년 이후부터 3~5년에 걸쳐 ‘새 약가인하 정책’을 점진적으로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제약업계가 추가 약가 인하에 따른 영향을 감내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KRPIA 관계자는 “이번 약가인하 정책으로 글로벌 기업들의 국내임상 투자 동력이 상실될 위기에 처해 있다”면서 “추가 약가인하가 진행될 시 한국의 R&D 투자 유치 속도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