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은혜기자]조선업이 또 한차례 휘청 거렸다.
지난 4일 대우조선해양과 현대미포조선의 수주 계약 해지 공시가 원인이었다.
수주계약 해지 영향은 바로 주가로 반영되 지난 4일 주식시장에서는 대우조선해양(-13.85%)이 하한가에 가깝게 떨어졌고, 현대중공업(-10.41%)과 삼성중공업(-7.91%), 현대미포조선(-6.58%), STX조선(-5.94%) 등 대부분의 조선주들이‘쇼크’에 가까운 하락을 기록했다.
증권사들은 조선업의 장기 모멘텀은 이미 약화되었다는 측과 이번 하락은 지나치 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 조선업의 호황기는 끝났다
키움증권은 "작년까지 조선산업의 호황을 견인했던 상선 부문의 발주는 상반기에 이미 감소세로 전환된 것이 확인되었다."며 "해양플랜트 발주에 의한 수혜는 대형 3사에 국한될 뿐, 조선의 호황을 다시 견인할 정도는 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최원경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발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 감소와 유가 상승으로 해운산업은 하반기에 좀더 어려워 질 것으로 판단되어 하반기에도 발주를 견인할 만한 특별한 이벤트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통상적으로 선박 발주는 1월, 5~7월에 몰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하반기 발주는 상반기 대비
감소하는 특성을 보여 왔다며올해 하반기에도 비슷한 양상이 전개될 것으로 보여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좀더 발주 감소세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여기에 후판 가격 상승을 건조선가가 따라가지 못하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그는 "내년의 경우 올해 대비 건조선가의 상승율이 평균 3.3%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후판 가격 상승세는 18.3%로 여전히 높은 상승율을 유지할것으로 보여 조선 6사의 영업이익률은 올해 대비 1.3%p 하락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다소 어두운 전망을 내놨다.
◇ 아직 잔치는 끝나지 않았다
한편 이번 계약 해지가 조선업 전체에 미칠 파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는 측면도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번 해지 건은 모두 용선계약이 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발주를 낸 것으로 투기발주의 성격이 크다는 판단된다"며 "Ship Financing 시장 위축으로 투기발주 수요는 감소할가능성이 크지만, 탱커선, 해양프로젝트 시장은 고유가로 인해 오히려 수요가증가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전체 조선경기를 침체시킨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재규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번 해지가 오히려 더 좋은 조건으로 대체 할 수 있는 시기가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 환율상승으로 이번 대체물량은 환율 조건(2월 계약시 적용환율 947원, 이번 대체물량 적용환율은 1008.5원)으로만 6% 이상의 수익성 개선이 기대되는 점 ▲ 해지물량보다더 높은 선가의 선박으로 대체해 향후 90억원 정도의 추가 매출이 있을 수 있는 점을 긍정적인 요소로 꼽았다.
현재 당사자인 조선업체들은 이번 일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이번 일을 상쇄시킬 만큼의 충분한 물량 확보가 되어있어 문제 없다는 것이 그들의 입장이다. 실제로 현대미포조선은 계약 해지 직후 12척(총 5128억원)의 벌크선을 대체 수주한 것으로 밝혀졌고 대우조선해양도 더 좋은 조건으로 해지물량의 대체 진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시장의 우려는 시간이 지나며 조금 진정될 것으로 보이지만, 시장에 도는 '위기의식'을 완전히 불식시킬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