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경진기자] 한국거래소(KRX)가 국내 증시에 상장된지 9개월만에 퇴출 위기에 직면한
중국고섬(950070) 때문에 곤혹스러운 입장이다.
중국고섬에 대한 상장폐지 결정도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해외기업 유치를 역점사업으로 추진해 왔던 거래소 입장에서는 향후활동에 큰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상장사들의 회계부정이 속출하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거래소가 중국기업들을 국내 증시에 상장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는 점에서 중국고섬 실패에 대한 책임론도 대두되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김봉수 거래소 이사장은 지난해 12월 국내 증권사 사장단 여의도 렉싱턴 호텔에서 조찬을 열고 2차 상장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권고했다.
당시 김 이사장이 중국고섬 사례와 같이 해외 기업에 대한 2차 상장을 강조한 것은 중국 상장사들이 회계부정 등 잇딴 말썽을 일으키는 상황에서 '검증된' 기업을 상장시키겠다는 의지로 해석됐다.
앞서 '글로벌 KRX'라는 슬로건에 걸맞은 사업을 추진해 온 거래소는 김 이사장이 취임한 2009년 이후 외국기업의 국내 증시 유치를 적극 추진해왔다.
하지만 김 이사장의 의욕적인 계획과 달리 첫번째 타자였던 중국고섬이 상장폐지를 눈앞에 두면서 거래소에 대한 책임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실제 지난달 부산에서 열린 한국거래소 국정감사에서 중국고섬 문제가 언급되기도 했다.
우제창 민주당 의원은 거래소에 대해 "중국고섬 부실심사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거래소 측은 중국고섬 상장폐지 문제는 아직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아직까지 국내 회계법인이 어떤 의견서도 제출하지 않았다"면서 "오는 23일까지 상장공시위원회를 개최해 상폐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지만, 아직까지 윤곽이나 방향 등이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고섬 문제는 증권가의 중국기업 회피 현상도 초래하고 있다.
거래소 상장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중국고섬이 거래정지된 올해 3월 이후 10월까지 8개월간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중국기업은 한 곳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