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SK그룹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이 8일 전격 단행되면서 분식회계 혐의로 구속된 적 있는 최태원 그룹 회장이 이번 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주목된다.
지난 2003년 최 회장은 SK글로벌의 분식회계를 지시하고 계열사 주식 맞교환을 통해 959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난 바 있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일단 최 회장의 혐의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는 상태다.
검찰이 SK그룹의 계열사에 대해 대대적인 압수수색에 나선 이유는 최 회장의 선물투자 금액 출처와 베넥스인베스트먼트에 투자한 자금의 사용처를 밝히기 위해서다.
검찰은 주가조작 혐의로 기소된 SK그룹 상무 출신 김준홍 씨가 대표로 있는 창업투자사 베넥스인베스트먼트에 SK그룹 계열사들이 2800여억원을 투자하는 과정에서 투자금 일부가 총수 일가로 빼돌려진 정황과 관련해 수사를 벌여왔다.
검찰은 또 최 회장과 최재원 부회장, 최 회장의 선물투자를 맡은 SK해운 고문 출신의 무속인 김원홍씨 등의 계좌를 수개월간 추적하며 수상한 자금 흐름을 들여다보다 최근 SK텔레콤과 SK C&C가 베넥스에 투자한 500여억원이 2008년 자금 세탁을 거쳐 김준홍씨의 차명 계좌로 빠져나간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SK텔레콤 등 SK 주요 계열사의 임원을 지내다 2007년 퇴직한 뒤 베넥스인베스트먼트를 인수했으며, SK 계열사들로부터 2800억원가량의 투자를 유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SK 안팎에서는 김씨가 최 회장의 개인 자금 관리인이라는 말이 흘러나왔다.
업계 일각에선 이같은 의혹이 검찰 수사결과 사실로 드러날 경우 최 회장의 구속사태가 되풀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등장하고 있다.
SK그룹 측은 이번 압수수색에 당혹해 하면서 검찰 수사가 확대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검찰 입장에서도 합리적인 의심을 하고 있겠지만. 수사과정을 통해 의혹이 깨끗하게 해소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