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미정기자] 은행들이 가계대출을 옥죄자 주택금융공사(HF)의 보금자리론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HF공사는 10월중 보금자리론 공급 실적이 9월 9669억원보다 1703억원 증가한 1조1372억원으로 집계됐다고 9일 밝혔다. 보금자리론 공급실적이 1조원을 돌파한 것은 보금자리론 상품 출시 이후 처음이다.
금리 유형별 공급비중은 10년 이상의 만기 동안 동일한 고정금리가 적용되는 ‘기본형‘이 53.1%로 가장 높았다. 대출신청 경로는 인터넷, 우편, 전화를 통해 대출상담과 신청이 신속히 이루어지는 ‘u-보금자리론’이 93.8%를 차지했다.
대출 자금용도별 비중을 보면 올 상반기에 비해 하반기에 주택 구입용도는 줄고(66.0%→58.7%), 대출을 받아 이전 대출금을 갚는 대환용도가 증가(34.0%→41.3%)했다.
특히 현재 은행의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하고 있는 고객이라도 보금자리론으로 갈아탈 수 있는데 대환대출 신청도 신규대출과 마찬가지로 HF공사 홈페이지를 통해 할 수 있다. 더불어 대출가능금액 내에서는 상황대출 금액을 초과하는 추가대출도 가능하다.
보금자리론의 상승세에는 최근 은행들이 가계대출 서류 심사를 강화하고 조건을 깐깐하게 하는 등 대출억제에 나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 8월18일 시중은행들이 금융당국의 가계빚 규제책에 따라 대출 자제를 넘어 중단을 단행한 바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이미 시중은행 대출 중 절반 정도는 보금자리론을 통해 이뤄진다"며 "은행들이 대출을 꺼리면서 보금자리론 대출 증가세는 더 커졌다"고 말했다.
게다가 시중은행들이 가계대출을 억제하기 위해 대출 금리를 올릴 때, 보금자리론 금리는 하락한 점도 이번 공급액 증가에 한 몫했다.
보금자리론 금리는 10년 만기를 기준으로 지난해 8월 5.3%에서 5.5%로 0.2%포인트 올린 뒤 지난해 11월 5.2%로 0.3%포인트 내렸다. 이후 올해 8월까지 5.2% 금리 수준을 유지하다가 올해 9월 5%로 금리를 떨어뜨렸다.
<보금자리론 금리 추이>
(자료 : 주택금융공사)
또 고정금리로 금리가 오르더라도 신청시점에 확정된 금리로 원리금을 갚아 나갈 수 있기 때문에 금리 변동에 부담없이 가계자금을 관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HF공사 관계자는 “10월에 공급실적이 증가한 것은 원리금 상환 스케줄에 따라 안정적으로 갚아나가는 장기고정금리형 원리금분할상환 대출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영향으로 보인다”며 “공사는 보금자리론의 공급을 통해 서민층의 이자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꾸준히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