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손지연기자] 11일은 농업인의 날이다. 그러나 마음이 편치 않은 농민들이 많다. 농가소득은 줄고 경영비는 늘어 걱정이 많다. 엎친 데 덥친 격으로 한·미 FTA(자유무역협정)까지 강행처리될까 노심초사하기 때문이다.
◇ 농가소득 줄고, 농업경영비 늘고
11일 통계청이 조사한 2006년~2010년까지 평균 농가소득을 살펴보면, ▲ 2006년 3230만원 ▲ 2007년 3196만원 ▲ 2008년 3052만원 ▲ 2009년 3081만원 ▲ 2010년 3212만원이다.
최근 들어 소폭 올랐지만, 농업경영비가 꾸준히 오른 것을 감안하면 농가소득은 계속해서 하락세인 셈이다.
평균 농업경영비는 ▲ 2006년 1523만원 ▲ 2007년 1569만원 ▲ 2008년 1618만원 ▲ 2009년 1692만원 ▲ 2010년 1712만원을 기록했다.
특히, 축산농가의 농가소득은 ▲ 2006년 4824만원 ▲ 2007년 4305만원 ▲ 2008년 4639만원 ▲ 2009년 4876만원 ▲ 2010년 4217만원으로 등락을 나타냈다.
농업경영비는 ▲ 2006년 4369만원 ▲ 2007년 4968만원 ▲ 2008년 9675만원 ▲ 2009년 6669만원 ▲ 2010년 5985만원으로 2008년 사료값이 폭등하면서 농업경영비가 치솟은 이후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 한·미 FTA 타결, 설상가상
지난 8월 정부의 ‘한·미 FTA 경제적 효과 재분석’에 따르면, 농산물 수입 증가 등으로 국내 농업의 생산감소액은 향후 15년간 연평균 8150억원 수준이며,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축산업은 연평균 4866억원의 생산감소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최세균 농촌경제연구소 본부장은 “한·미 FTA로 전체 농산물 피해 중 축산물 피해가 3분의 2를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FTA가 타결되면 교역과 수출증대 효과가 있고,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과거 시장개방의 결과는 결국 많은 부채와 적은 소득만을 남겼을 뿐이다.
지난달 22일 한·미 FTA 끝장토론에 나선 장경호 농업농민정책연구소 ‘녀름’ 부소장에 따르면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 논의가 시작된 20년 전과 비교할 때 농촌인구는 700만명에서 300만명으로, 농업소득은 도시민 소득의 95% 수준에서 65%선으로, 농가당 부채는 7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늘어났다.
또, 농촌이 무너지면서 식량자급률은 같은 기간 동안 45%에서 24%로 떨어졌다.
장 부소장은 “전세계적으로 20년 만에 이렇게 농촌이 반토막나는 일은 없다”며 “UR, WTO, FTA로 이어진 과도한 시장개방의 결과”라고 말했다.
◇ FTA 종합대책..피해보전제도 실효성 논란
정부는 지난 2007년 4월 한·미 FTA 체결을 계기로 국내 보완대책을 수립했고 지난 8월 19일 그동안의 정책 환경 변화를 반영해 수정·보완한 이른바 FTA 종합대책을 마련했다.
기존 대책과 차이점은 피해보전직불제도와 폐업지원제도 개편 등 직접적 피해보전 제도를 개선했다는 점이다.
특히, 피해보전직불제도 발동을 위해서는 해당 품목의 가격이 기준가격보다 하락해야 하는데, 기준가격은 직전 5개년 중 최고·최저치를 제외한 3개년 평균의 85%로 산정된다. 보전비율은 기준가격 차액의 90%로 상향조정됐다.
그러나 농어업계는 FTA 종합대책에 FTA와 무관하게 추진되어야 할 정책이 대부분이며, 피해보전직불제도의 낮은 발동 가능성 등 현실성이 결여되어 있다고 지적한다.
즉, 관세철폐에 따른 가격 하락효과를 감안하더라도 물가상승으로 인해 해당 품목의 가격이 기준가격보다 하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이야기다.
최 본부장 역시 “피해보전직불제도가 발동하려면 해당 품목 가격이 15% 이상 떨어져야 한다는 말인데 그럴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