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형제 비리의혹..내부통제 부재 때문"

서울변회, "자산 500억 이상 준법지원인 도입해야"

입력 : 2011-11-14 오후 4:31:15
[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SK그룹 회장 형제의 횡령 의혹과 관련, 대기업의 각종 비리는 내부통제시스템의 부재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오욱환)는 14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SK그룹 사태에 비춰볼 때 내부통제시스템으로서의 준법지원인제도를 확대 적용해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날 권성연 서울변호사회 회원이사는 "기업경영의 투명성과 윤리경영 강화가 세계적 추세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계속적으로 재벌가의 비자금 형성과 횡령 등 범죄시비에 휘말려 왔다"며 "기업들의 경영투명성 부족으로 외국투자자들로부터 본연의 실력보다 저평가 받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불명예와 불이익을 받아왔다"고 주장했다.
 
권 이사는 이어 "이같은 현실을 외면한 채 우리 경제계는 대한민국 내에서 경제적 수익의 관점에서 준법지원인 제도의 축소적용을 적용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번 검찰 수사의 경우에 비춰, 오히려 준법지원인제도의 확대적용이 불가피하다는 사실은 자명하다"고 강조했다.
 
권 이사는 또 "이제 준법지원의 필요성은 불가피할 뿐만 아니라, 기업을 생존케 하는 필요불가결한 조건이 됐다"며 "준법지원이라는 기업문화의 조속한 정착을 위해 적어도 500억원 이상의 상장회사 모두에 준법지원인을 두고, 점차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와 함께 "기업상장의 전제조건으로 준법지원인이 있는지를 반드시 심사함은 물론, 상장회사가 공시의무를 위배하거나, 임직원들이 민·형사상 중대한 위법행위로 인해 상장회사 또는 임직원이 형사처벌 또는 행정적 제재를 받은 전력이 있어 위법행위를 저지를 개연성이 높은 기업은 자산규모와 관계 없이 준법지원인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철기 서울변호사회 사무총장도 "대기업 등에서 벌어지는 각종 비리는 내부통제시스템을 전격 가동하면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며 "준법지원인제도의 확대적용이 불가피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준법지원인제도는 기업경영의 투명성을 담보하기 위해 일정규모 이상의 상장회사에 준법지원인을 둬 준법통제기준의 준수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게 하는 제도로, 지난 4월 개정 상법에 의해 도입됐다.
 
자격자는 변호사, 대학에서 법률학을 가르치는 조교수 이상으로 5년 이상 근무한 사람, 그 밖에 법률적 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사람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람 등이다.
 
개정법은 준법지원인을 둬야 하는 회사의 구체적 규모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으며, 경제계는 준법지원인 고용비용 부담 등을 이유로 적용대상 규모를 자산총액 2조원 이상으로 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한편, 법조계는 자산 500억원 이상 상장회사 1362개 모두에 준법지원인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법무부는 적용 대상기업과 함께 준법지원인 자격을 확정해 올 연말까지 준법지원인 제도를 포함, 상법개정안 시행령의 윤곽을 만들어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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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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