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해결책 없나)①고학력 여성, 출산과 커리어 사이에서 '눈물'

고학력 여성, 경력이탈 후 복귀율 낮아

입력 : 2011-11-16 오후 1:18:15
[뉴스토마토 손지연기자] 저출산ㆍ고령화 시대를 맞아 여성들의 사회활동에 대한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한때 남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져왔던 고소득 전문직종으로의 진출도 활발하다. 하지만 한창 일할 나이인 30대에 들어서면 출산ㆍ육아로 인해 여성들의 사회활동은 높은 벽에 부딪히고 있다. 이에 여성들이 안심하고 사회활동을 할 수 있도록 국가적 차원에서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회에 걸쳐 30대 여성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살펴보고 대안을 모색해본다.[편집자 주]
 
#1. 서울 쌍문동에 거주하는 김신영씨(가명, 35세)는 첫 아이를 낳고 육아휴직 후 회사로 돌아가지 못했다. 1년 이상 공백이 생기면서 회사 내 대체인력이 투입됐고, 김씨가 원하는 업무 배정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2. 신림동의 박지선(가명,32세)씨는 아이를 낳고 육아휴직을 사용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육아휴직 뒤 회사 복귀가 어려워질 것이란 막연한 걱정 때문이었다.
  
여성들의 경제활동이 계속해서 늘고 있지만 출산 여성의 직장복귀는 여전히 어렵다.
  
육아휴직의 활용도도 낮지만 전반적인 보육지원 정책도 턱없이 미흡한 실정이기 때문이다.
  
특히, 고학력·대기업 여성들의 경우 승진지연 등의 불이익을 감수해야하거나 경력단절 뒤 사회복귀에 어려움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 고학력 여성, 경력이탈 후 복귀율 낮아
 
대졸 이상 고학력 여성은 출산·육아 시기에 경력을 이탈한 이후 영영 복귀하지 못하는 L자형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이 지난달 발표한 '인재전쟁 시대, 여성인력이 대안이 되려면'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 인력은 출산과 육아가 활발한 시기에 활동이 꺾이는 M자형 흐름이 여전하다.
 
16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현재 여성 연령별 경제활동참가율은 25~29세 때 71.2%로 가장 높고, 육아가 본격 진행되는 30대에는 50%대로 떨어졌다가 40대가 되어서야 60%대로 회복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경력단절 후 재취업시 근로조건의 하향화현상이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학력·대기업 여성일수록 경력단절 후 다시 원하는 근로조건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는 것이다.
 
◇ 30대 여성 경제활동참가율 2006년 이후 하락세
 
30대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지난 2006년부터 하락세에 들어섰다.
  
2006년 30~39세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56.4%였으며 ▲ 2007년 56.3%, ▲ 2008년 56%, ▲ 2009년 54.25%, ▲ 2010년 55.3%, ▲ 2011년 9월 현재 55.4%를 기록했다. 2009년 이후 소폭 상승했지만 2006년과 2007년의 56%대보다는 1%포인트 가량 낮은 수준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육아휴직급여 수급자의 고용유지율은 ▲ 2007년 74.27%, ▲ 2008년 70.69%, ▲ 2009년 69.10%, ▲ 2010년 71.31%, ▲ 2011년 6월 현재 71.34%로 집계됐다.
 
30대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과 육아휴직급여 수급자의 고용유지율이 궤를 같이 함을 알 수 있다.
  
이는 20대 후반과 40대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25세~29세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은 ▲ 2007년 68.1% ▲ 2008년 69.2% ▲ 2009년 68.9% ▲ 2010년 69.7% ▲ 2011년 9월 현재 71.2%다.
 
또 40~49세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은 ▲ 2007년 65.8% ▲ 2008년 65.8% ▲ 2009년 65.3% ▲ 2010년 65.7% ▲ 2011년 66.2%를 기록했다.
  
이처럼 육아를 한창 책임져야 하는 30대 여성의 경제활동참가가 저조한 만큼, 육아에 대한 정책적 지원강화가 요구된다.
  
◇ 여성관리자 육아휴직 후 승진지연, 업무변경 경험
 
여성가족부가 지난해 100인 이상 기업체 대리급 이상 여성관리자 1682명을 조사한 결과, 출산 경험이 있는 응답자 중 64.2%는 육아휴직을 사용한 경험이 없다고 응답했다.
  
육아휴직을 쓰지 않는 주된 이유는 ▲ 업무상 공백을 갖기 어려워서 25.9% ▲ 규정에 있지만 조직 분위기상 신청하지 않는 것이 관례라서 24.2% ▲ 배치, 승급 등에 불이익이 있을 것 같아서 13.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육아휴직을 신청했던 여성관리자들은 해당자(3세 미만 자녀보유자)의 35.8%였고, 이 중 고용상의 변동이 있었던 경우도 5.8%에 달했다.
 
불리한 고용상의 변동은 승진 지연이 54.4%로 가장 높았고 업무가 변경된 경우가 25.5%로 나타났다.
  
특히, 1000명 이상 대기업의 경우 승진 지연이 96.4%로 압도적이었다.
  
커리어 개발 욕구가 강한 고학력 여성이 육아휴직 사용을 꺼리게 되는 대목이다.
 
김종숙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여성이 육아 휴직 후 불리한 고용상 변동이 걱정돼 자기검열을 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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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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