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현 재판,'휴게실대화 조서기재' 논란 영상 검증

검찰의 문맥과 다른 편집에 변호인 강력 항의하기도

입력 : 2011-11-16 오후 2:02:51
[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후보자 매수 혐의로 기소된 곽노현 서울시교육감(57)에 대한 재판에서 곽 교육감 측 회계책임자였던 이모씨가 '검찰이 쉬면서 나눈 대화를 조서에 기재했다'고 주장한 부분과 관련된 해당 진술 녹화영상 CD가 재판부에 제출됐다.

재판부가 법정에서 직접 해당 CD 내용을 검증한 결과 전날 논란이 된 '공소시효' 부분 대화는 이씨가 영상녹화실에서 검찰 조사를 받던 중 답변한 진술로 확인됐다.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형두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속행공판에서 검찰은 "녹화된 영상을 확인한 결과 영상조사실에서 정상적인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주고받은 문답 내용이 그대로 조서에 기재된 것"이라며 "휴게실에서 담배를 피며 나눈 대화라는 이씨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은 "이씨의 위증 문제도 있을 수 있어서 지난 9월4일부터 5일 새벽 3시쯤 까지 이씨의 진술조서 내용을 담은 CD를 직접 가져왔다"며 증거로 제출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검찰 진술조서 내용이 담긴 녹화 CD를 재생해 검사와 이씨의 대화 내용을 직접 검증했다.

전날 열린 공판기일에서 검사가 제시한 이씨의 검찰 진술조서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해 선거가 끝난 뒤 5억원 지원에 합의했다는 내용을 곽 교육감 측 관계자에게 전하면서 "내년 중에만 주면 된다"고 말했다.

조서에는 이어 검사가 '공소시효를 피하려 했던 것 아닌가'라고 묻자 이씨가 "그런 의미가 다분히 담겨 있지 않겠습니까"라고 답한 내용이 기재됐다.

이에 대해 이씨는 "검사실이 아닌 휴게실에서 담배를 피우며 쉬고 있을 때 검사가 말을 걸어왔다. 내가 답한 내용이 조서에 기재되리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이날 검찰 진술조서 내용이 '휴게실 대화 조서기재'가 아니라는 점을 입증하기 위해 검찰이 제시했던 녹화영상을 검증하던 과정에서 이씨의 검찰조사 녹화 내용과 검찰 진술조서 내용의 순서가 다르다는 변호인의 지적도 제기됐다.

변호인은 "문답이 송두리째 편집돼 있다"며 "마치 공소시효를 피하기 위해 곽노현 측에서 모의한 것 같은 늬앙스다. 또 중요한 질문과 답변에 대해 삭제하거나 혹은 순서를 바꿨다. 굉장히 자의적인 편집"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검찰은 "검사가 속기사는 아니다. 조사하는 과정에서 들은대로, 진술의 취지를 살려 적은 내용"이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재판부는 "검찰조서가 검찰의 질문과 피의자의 답변 내용의 취지를 살려서 정리하는건 알겠는데, 그렇다고 하더라도 대화 내용에 문맥이란게 있기 마련"이라며 "그런 부분에서 검찰 진술조서에 아쉬운 부분이 있는건 사실이다. 어차피 이씨가 오늘 증인으로 출석했으니 궁금한 내용은 오늘 신문해서 증거로 활용하면 된다"고 말했다.

곽 교육감은 지난해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중도 사퇴한 대가로 박 교수에게 2억원을 건네고 서울교육발전자문위원회 부위원장직을 제공한 혐의로 지난달 구속기소됐다. 앞서 9월 박 교수도 돈과 직위를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한편, 이날 오전 재판이 진행되던 중 방청객 김모씨(로스쿨 입시 준비중)가 재판 내용을 녹음하다 적발돼 재판부의 주의를 들었다. 

재판부 앞에 불려나온 김씨는 "방청이 처음이라서 녹음하면 안되는줄 전혀 몰랐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오전 재판을 마치고, 오후 재판이 시작되면 김씨에 대한 감치재판 회부 여부를 알려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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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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