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 판매인기도 따라 '카제인나트륨' 함량 조절 꼼수

유아식, 요구르트에도 '카제인나트륨'..이익위해 소비자 기만

입력 : 2011-11-21 오후 1:08:30
[뉴스토마토 김보선기자] 커피믹스의 '카제인나트륨' 함유를 놓고 유해논란을 일으켰던 남양유업(003920)이 정작 아기들이 먹는 이유식에는 판매인기도에 따라 '카제인 나트륨' 함유량을 조절해 제조·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또다른 논란이다.
 
카제인나트륨을 뺐다는 광고로 커피믹스시장에는 안착했지만 커피믹스를 제외한 제품에는 '카제인나트륨'을 넣어 만들고, 같은 브랜드에도 판매도에 따라 카제인나트륨을 넣거나 빼 자사 이익을 위해 소비자를 철저하게 기만해왔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21일 유업계 등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프렌치카페 카페믹스'를 론칭할 때부터 줄곧 '카제인나트륨' 대신 무지방우유를 넣어 만든 프림을 사용했음을 강조해왔다.
 
지금도 TV 광고를 통해 '온종일 커피를 달고 사는 당신. 그녀에게 카제인나트륨이 좋을까'라는 카피로 의연중 '카제인나트륨이 몸에 좋지 않다'는 식으로 소비자를 현혹하고 있다.
 
◇ 유아용 분유에 함유된 카제인나트륨.."아이들이 먹는 분유인데.."
 
그러나 일선 대형마트 등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남양유업 제품에는 여전히 '카제인나트륨'이 함유돼 있다.
 
특히 이유식 브랜드 '키플러스'는 유통기한이 같은 제품임에도 맛 타입별로 소비자가 많이 찾는 제품에는 카제인나트륨 대신 다른 성분을 넣고, 상대적으로 인기가 없는 타입의 제품에는 카제인나트륨을 넣어 생산·판매되고 있다.
 
이날 대형마트에서 발견한 '키플러스 코코아맛'의 원재료 및 함량 표기를 보면 '카제인나트륨'이 '해바라기유분말'과 '분말유크림' 속에 포함돼 있다.
 
반면 '고소한맛'은  '해바라기유분말'에 '카제인나트륨'이 포함된 제품과 '농축유청단백'이 추가되고 '카제인나트륨'은 빠져 표기된 제품이 섞여있다. 유통기한이 똑같은 두 제품의 표기도 서로 달랐다.
 
한 대형마트 기준 두 제품의 지난해 판매 비중은 고소한맛 55%, 코코아맛 45%였다. 올해 현재까지는 고소한맛이 64%, 코코아맛이 36%를 차지해 고소한맛이 더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더 많이 팔리는 '고소한맛' 제품은 논란의 여지를 없애기 위해 카제인나트륨을 빼고 생산한 제품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덜 팔리는 '키플러스 코코아맛' 제품에는 카제인나트륨이 필수적으로 함유돼 있다는 사실이 증명된 것이다.
 
이를 두고 업계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인기가 덜한 분유제품에만 카제인나트륨을 쓰는 것 아니냐"며 "남양 입장에서는 불리할 수 있는 지적을 예방하기위해 표기를 변경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발효유 제품인 '떠먹는 불가리스' 역시 맛에 따라 '카제인나트륨' 함유 여부가 달랐다.
 
이밖에 '떠먹는 불가리스 오리진'(딸기·포도·복숭아·키위)과 프리미엄 '무첨가트루순', '무지방', 대용량 '크리스피 초코볼' 등의 제품에는 카제인나트륨이 함유돼 있다.
  
업계에 따르면 '카제인나트륨'은 우유단백질로 하루 섭취량의 한도가 정해져 있지 않은 안정성이 입증된 성분이다.
 
세계적으로 커피 크리머에 사용되고 있으며, 유럽과 미국에서는 식품으로 분류되고 있어 분유와 요구르트, 치즈, 영양보충식, 스프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 인체무해 '카제인나트륨' 논란..업계 "앞뒤 안맞는 남양" 비난
 
지난해 12월 '프렌치카페 카페믹스'로 커피믹스 시장에 진입한 남양유업은 소비자들에게 혼동을 줄 수 있는 광고문구로 지난 2월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식약청은 '프림은 걱정된다', '화학적 합성품인 카제인나트륨을 뺐다' 등의 표현이 타사 제품을 오해하게 하는 비방광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문구는 수정됐지만 남양유업은 여전히 '프림 속 화학적 합성품인 카제인나트륨 대신 무지방우유를 넣어 만든 새로운 프림'이라는 비슷한 표현으로 자사 제품의 우수성을 강조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우선 커피믹스 시장 안착에 성공한 듯하다. 남양유업은 지난 8월 대형마트 커피믹스 판매 점유율(6월기준,AC닐슨)에서 한국네슬레(9.7%)를 제치고 동서식품(77.1%)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경쟁사인 동서식품은 급기야 8월말 자사 '프리마'의 원료 중 하나인 '카제인나트륨'을 '천연카제인'으로 대체했다.
 
동서식품은 "일부 소비자들이 카제인나트륨을 인체에 해로운 성분으로 오인하는 것으로 확인했다"며 "조금의 우려라도 불식시키고자 교체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카제인나트륨이 몸에 해로운 성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자세한 내용을 모르는 소비자들에게는 충분히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남양유업이) 다른 제품에 카제인나트륨을 넣어 생산·판매한다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소비자들의 반응도 비슷하다. 주부 손주희씨(34)는 "카제인나트륨이 인체에 무해하다고 하지만 카제인나트륨이 들어간 분유를 아기에게 먹이고 싶지는 않다"면서 "남양유업이 그런 식으로 영업하는 줄은 몰랐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남양유업은 처음부터 타사를 비방하려한 적이 없고, 차별화된 제품 개발에 성공한 만큼 그 노력과 우수성에 초점을 맞춰달라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1년여의 기간을 거쳐 천연 원료인 우유를 커피크림에 넣을 수 있는 적절한 방법을 연구개발했다"며 "카제인나트륨 논란은 오히려 타사가 식약청에 비방광고 신고를 하면서 촉발된 일"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또 "발효유나 기타 제품에는 이와같은 기술력을 개발해 적용하지 못했을 뿐"이라며 "해당 연구를 타 제품군에도 맞춰 진행할지 여부는 결정된 바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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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