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초점)美 재정적자 감축협상 불발..금융시장 영향은?

입력 : 2011-11-22 오후 4:42:19
[뉴스토마토 김민지기자] 미국 재정적자 감축을 위한 미 의회 슈퍼위원회가 21일(현지시간) 합의 도출에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 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슈퍼위원회 공동위원장인 공화당 소속의 젭 헨서링 의원과 민주당의 패티 머레이 의원은 공동 성명을 통해 "향후 10년간 1조2000억달러 규모의 재정적자 감축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했지만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지난 몇 달 동안 양당은 이견을 좁히기 위해 노력했지만 합의 시한까지 결과를 도출하는 것은 불가능했다"고 덧붙였다. 재정적자 감축안을 놓고 민주당은 부자증세를 공화당은 복지예산 감축을 요구했다.
 
슈퍼위의 재정적자 감축 협상이 실패한 것으로 발표되면서 오는 2013년 1조2000억달러의 지출이 국방비와 비국방비에서 절반씩 자동삭감될 것으로 보인다.
 
◇ 美재정적자 감축 선언..신용 등급 강등되나?
 
미 의회 슈퍼위원회 협상이 실패로 돌아가며 글로벌 금융시장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국의 신용등급이 추가로 하향 조정될 수 있다는 우려감도 높아지고 있다.
 
데이비드 코스틴 골드만 삭스 투자 전략가는 "슈퍼위원회가 합의안 도출에 실패하며 미국의 S&P500지수는 10% 넘게 떨어질 것"이라며 "미국 정치권이 끊임없이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점은 유럽 불확실성과 함께 시장 최대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니엘 클리펀 스타데카스 리서치 파트너스 투자 전략가는 "내년 부터 자동 삭감이 진행된다고 하더라도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은 줄어들기는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신용 평가사인 무디스와 피치가 제일 먼저 미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할 것이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미국의 신용등급을 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에덴 해리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 이코노미스트는 "신용 평가사들은 앞서 미국 의회가 장기적 재정감축안을 제시하지 못할 경우 신용 등급 가능성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며 "이달 말 또는 다음달 초 미국의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이날 지난 8월 5일 미국 신용등급을 강등한 바 있는 국제 신용평가사인 S&P는 "미국 슈퍼위원회의 합의 실패가 미국 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밝혀 미국의 신용등급이 당장 강등될 수도 있다는 시장의 우려는 낮췄다.
 
◇ "美 적자감축안 불발은 예상했던 바"
 
케빈 크루스젠스키 키백 캐피탈 마켓 상무 이사는 "슈퍼위원회가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는 것은 시장이 이미 예상했던 일"이라며 "지난 주말 부터 시장은 위원회가 의견차이를 좁히지 못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합의 불발로 인한 여파는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용택 KTB 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도 미국의 슈퍼위원회 합의결과의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합의에 대한 미국 시장 참여자들과 신용 평가사들의 기대가 높지 않고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내년부터 1조2000억 달러의 지출 감소와 부채한도 확대가 이루어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제나다이 골드버그 4카스트 애널리스트도 "슈퍼위원회가 재정적자 감축안 제시에 실패했다는 소식에 시장은 크게 동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폴 아쉬월스 캐피탈 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감축안 제시에 실패했다는 것보다 미국 정치권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또 한번 무너졌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올해말로 시한이 끝나는 근로소득세 인하 등에 대한 합의도 불발될 수 있어 우려스럽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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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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