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된 `평택당진항`..국토부·경기도 서로 `네탓`

자유무역하라고 불러놓고 1년여 동안 외면한 정부
쓰레기, 시설물 파손 나몰라라..행정절차 조율에 세월만

입력 : 2011-11-22 오후 6:21:57
[뉴스토마토 박관종기자] "곳곳에 쓰레기가 나뒹굴고, 조경수는 모두 죽고..해외 바이어 모시기가 민망합니다."
 
평택당진항 자유무역지역(항만배후단지 1단계)에 쓰레기와 함께 업체들의 불만도 쌓이고 있다.
 
국토해양부가 기업 입주후 무려 1년 동안이나 손을 놓고 있는 동안 자유무역지역은 총체적인 관리 부실로 입주 업체들에게 '후회'만 안겨주고 있다.
 
관리운영권을 넘겨줘야하는 국토부와 이를 위임받아 운영해야 할 경기도간 조율이 늦어지면서 관리주체 없이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국토부와 경기도 등에 따르면 1단계 사업은 지난 2005년 당시 해양수산부와 경기도가 공동개발 협약을 체결함에 따라 경기도와 평택시가 497억원, 당시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현 여수광양항만공사)이 273억원 등 모두 770억원을 투입해 이듬해 공사가 진행됐다.
 
경기 평택시 포승읍 신영리 일원에 조성된 1단계는 면적 약 143만㎡ 규모로 올 1월 임시사용 승인과 함께 본격적인 기업 활동이 시작됐다. 정부는 2~3단계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입주 계획된 11개 업체 중 국내 수입차의 무려 80%가 집결하는 자동차PDI 센터 4개 업체를 비롯해 철강, 농산물 물류 업체 등 8개 기업이 입주했다. 7개 구역은 아직 주인을 찾지 못했다. 
 
계획대로라면 국토해양부가 경기도에 일정기간 관리운영권을 넘기고 경기도는 단지가 제기능을 발휘하도록 관리 감독해야 한다.
 
하지만 해당 단지는 '자유무역지역'이라는 거창한 이름이 무색 할 정도다.
 
◇ 1년이나 관리주체 없이 방치..국토부, 경기도 탓만
 
관리가 안된 단지 곳곳에는 쓰레기가 쌓여있고, 비어있는 출입통제 시설과 화물차가 주 진입로 입구 시설물 등이 파손된 채 방치돼 있다. 단지 내 조경수 상당수가 고사한데다 인도에는 잡풀들이 무성해 을씨년스럽기 까지 하다.
 
국토부는 조성사업에 함께 사업 예산을 투입했던 여수광양항만공사와 경기도 간 사업비 회수에 대한 협의가 길어져 관리운영권 위임이 어쩔 수 없이 늦어졌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경기도의 행정절차가 다소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관계기관과 입주 기업들을 현장에서 만나 조속한 해결을 유도 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는 관리권을 위임 받지 않은 상태에서 배후단지에 대한 관리권한은 당연히 국토부에 있다는 주장이다. 또 관리운영권을 받기 위해서는 국토해양부가 관리비를 고시해야 하지만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어 경기도가 나서 관리할 근거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경기도는 기업 입주 이후 국토부에 관리기관 지정신청과 함께 ㎡당 40원의 관리비를 제시한 상태다.
 
경기도 관계자는 "입주기업 선정도 정부가 주도적으로 한 상태고 권리이전은 물론 관리비도 책정된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경기도가 나서서 단지를 관리할 권한은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국토부 등 관계기관이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 사이 입주기업들의 불만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 ":관리부실, 해도 너무해"..입주자협의회 직접 나서겠다
 
단지 환경이 열악해 지고 있는데다 1년여 동안 낼 수 없었던 임대료가 업체당 많게는 수천만원씩 밀려 입주자협의회 측은 분할 납부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왕복 1차선 전용도로와 주진입로가 대형 화물차들이 오가는데 비좁은 것도 연간 54만TEU(TEU: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 처리해야 하는 단지 규모와 맞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단지 관리 역시 경기도가 지정한 평택항만공사가 아닌 입주자협의회의 직접 추진을 원하고 있다.
 
강병록 입주자협의회장(엠에스로지스틱 대표)은 "관계기관의 떠넘기기로 아직까지 자유무역지역의 역할을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산더미처럼 쌓이고 있는 임대료는 물론 관리비 상승의 압박까지 느끼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단지 내 하수종말처리장 역시 시설에 비해 처리량이 적지만 업체들이 전체 시설에 대한 관리비를 부담하고 있다"며 "도로표지판도 하나 없는 관심밖의 자유무역지역"이라고 토로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단지는 엄연한 공공시설물로 입주자들이 관리할 근거가 없고 하수종말처리장 등 관리시설은 3차사 업까지의 수요를 고려해 건설한 것"이라면서도 "2, 3차 사업이 언제 추진될지는 정확히 모르겠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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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관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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