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성수기자] 유난한 소음 등으로 그동안 큰 인기를 얻지 못했던 디젤 승용차가 다시 드라이버들의 관심을 모오고 있다.
특히 최근 출시되는 디젤차들은 배기가스를 효율적으로 제어하며, 성능이 가솔린 차량 못지 않다.
이번에
현대차(005380)가 선보인 i시리즈의 맏형 'i40'는 2.0 가솔린과 1.7 디젤 두 종류로 판매되는 차다. 특히 i40 디젤은 가솔린 모델 대비 100만원가량 저렴하면서 우수한 연비 탓에 지난달까지 i40 전체 판매량의 70% 이상을 차지했다.
지난 9월 i40 가솔린을 시승한데 이어 최근 'i40 디젤'을 타봤다. 주행구간은 서울 잠실에서 강화도를 잇는 고속도로·국도와 일부 시내구간이었다.
◇ 가속성과 연비 고려한다면 디젤이 '제격'
첫 출발은 예상보다 빨랐다. 초기 반응속도가 가솔린에 비해 다소 약하나 힘이 딸린다는 느낌은 전혀 없었다.
◇ 서울 시내 주행모습
특히 시내주행의 경우는 가솔린과 별 차이가 없었다. 'i40 디젤 1.7 VGT'은 최대출력 140마력, 최대토크 33kg·m의 성능을 내는 직렬 4기통 VGT(디젤) 엔진에 6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했다.
기자가 주행한 연비는 공인연비(18㎞/ℓ)보다 다소 낮은 14~15㎞/ℓ를 나타냈다. 가속성과 연비를 따진다면 i40 디젤이 제격인 것이다.
고속 주행에서는 160Km까지 안정감있게 속도가 붙었다. 특히 차체가 흔들린다는 느낌이 없이 전반적으로 묵직한 느낌이다.
특히 코너링이 안정적이었다. 1~2차선 국도나 급격한 굽은 도로에서도 현대차 특유의 핸들링으로 좌우 치우치는 느낌이 없었다.
i40 디젤은 출력은 크기에 비해 낮은 편이다. 기자 역시 처음 본 i40 디젤이 차체 크기에 비해 힘이 약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가솔린에 비해 토크(33kg·m) 힘이 좋아 낮은 출력(140마력)을 충분히 커버했다.
특히 연비에 민감한 운전자라면 에코 버튼을 누르면 연료를 아낄 수 있다. 다만 에코 모드로 주행할 때 가속감은 조금 둔해진다.
디젤 엔진 특유의 소음은 어느정도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기존 디젤차나 SUV 모델에 비해 많이 조용해졌다. 오히려 고속 주행시에는 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가솔린 모델과 비슷하다.
◇ "날렵한 뒤태, 수입차 같다"
현대차 i40를 보는 주변사람들의 반응은 "차체가 길어보이고 뒷 모습이 날렵해 수입차 같다"는 평이었다. 40의 외관은 현대차의 디자인 철학인 '플루이딕 스컬프처'(Fluidic Sculpture, 유연한 역동성)를 이어받았다.
◇ 현대차 i40 앞모습
앞 모습은 아반떼, 소나타와 같은 느낌이지만 뒷 부분으로 루프가 갈수록 낮게 경사져 있어 시각적으로 길게 보인다. 하지만 i40의 실제 전장은 중형 세단인 쏘나타보다 짧다.(i40 4815㎜, 쏘나타 4820㎜).
◇ 현대차 i40 옆모습
이번에 국내 최초로 풀 어댑티브 HID 헤드램프와 코너링 램프가 함께 적용돼 차량 회전시 회전 방향의 시인성을 높여줬다.
편의사양 역시 업그레이드 됐다. 전자식 파킹브레이크나 전·후방 주차보조장치 등은 운전의 편의를 돕는다.
여기에 다 적재공간에 다양한 형태의 화물을 간편하게 고정할 수 있는 '러기지 레일 시스템'이 국내 최초로 적용됐다.
◇ 현대차 i40 '러기지 레일 시스템'
파노라마 썬루프는 루프 전체가 글라스로 채워져 있어, 외부 디자인이나 내부에서의 개방감이 탁월했다. 이외에도 7개의 에어백과 타이어 공기압 경보장치, 급제동 경보시스템, 동승석 전동시트, 주차 조향 보조 시스템 등의 고급사양을 적용하는 등 상품성을 높였다.
지난달까지 출고 대수는 542대로 예상보다 판매가 저조한 편이다. 왜건형에 대한 국내 인지도가 아직 낮은 탓도 있으며, 판매가격의 경우도 동급차종에 비해 높다.
디젤 모델의 경우 2775만~3050만원, 가솔린은 2835만~3075만원으로 쏘나타 보다 비싸며 그랜저 가격에 육박한 수준이다.
하지만 i40는 중형 세단 이상의 승차감과 공간 활용성, 차별화된 디자인 등 다양한 장점을 갖추고 있으며, 연료비 부담도 덜 수 있어 드라이버들에게 어필할 여지가 충분히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