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자 '배려' 없는 선불요금제.."저렴하지도 않다"

보조금 없는 단말기·소액결제 불가 등 불편 많아

입력 : 2011-11-28 오후 3:54:00
[뉴스토마토 이한승기자] 단기·소량사용자를 위해 이통사들이 내놓은 선불요금제가 이용자 불편이 많아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선불요금제는 제한 없이 사용량만큼 요금을 지불해야 하는 후불요금제를 대신해 경제적인 통신요금을 위해 만들어진 요금제로 단기·소량 사용자를 위해 만들어진 요금제다.
 
하지만 더 효율적일 것 같아 선불요금제를 사용하는 이용자들이 감수해야 할 불편도 많았다.
 
◇ 소액 사용자에게도 비싼 선불요금제? 얼마나 적게 써야 하나?
 
표준요금제를 기준으로 비교해보면 선불요금제를 저렴하게 이용하는 것도 쉽지 않다.
 
KT(030200) 요금제 중 가장 기본적인 '표준요금제'를 살펴보면, 선불요금제인 'W선불표준' 요금제는 월 기본료 1만3200원에 음성통화 1초당 1.98원, 영상통화 1초당 3.3원(부가세 포함)으로 월 기본료 1만1000원, 음성통화 1초당 1.8원, 1초당 영상통화 3원(부가세 별도)인 '표준요금제'보다 비쌌다.
 
월 기본료 1만6710원에 음성통화 1초당 1.39원, 영상통화 1초당 2.31원(부가세 포함)인 'W선불표준(통화할인)' 요금제를 '표준요금제'와 비교해도 사용패턴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월 기본료가 4600원 가량 비싸 한달에 약 160분 이상 통화하지 않으면 후불요금제보다 더 많은 요금을 내야한다. 
 
게다가 지난 10월21일부터 월 기본료가 1000원 인하된데다 지난 1일부터는 문자메시지(SMS) 50건이 추가 제공돼 후불요금제의 혜택이 더 커진 측면도 있다.
 
KT 관계자는 "선불요금제는 단말기와 묶어 판매하는 것도 아니고 약정도 없어 장기사용자들에게는 후불요금제보다 비싸지만, 단기·소량사용자의 사용패턴에 따라 적은 부담으로 사용할 수도 있는 요금제"라고 말했다.
 
SK텔레콤(017670)의 선불요금제 또한 통화량이 아주 적은 고객들이 아니라면 비쌀 수밖에 없다.
 
SK텔레콤의 후불요금제 중 '표준요금제'와 선불요금제 중 가장 기본적인 'PPS(Prepaid Phone Service)일반요금제', 중간가격대인 'PPS플러스'를 비교한 결과 'PPS일반요금제와 'PPS플러스'는 각각 1달에 75분, 45분 이내로 사용할 때 '표준요금제'보다 저렴했다.
 
이는 하루에 1분30초~2분15초 정도의 통화시간만 허용되는 수치로 통화량이 극히 적지 않다면 후불요금제가 더 싸다는 의미다.
 
SK텔레콤은 "선불이동전화는 정식가입이 어려운 외국인이나 단기간 한국에 체류하는 고객을 위한 것"이라며, "제한된 고객 외에는 후불요금제가 더 저렴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032640)는 아직 선불요금제로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제한돼 있고, 충전금액에 따라 사용기간이 정해지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LG유플러스 선불요금제는 음성통화가 1초당 4.9원, SMS는 건당 22원으로 다소 비싼편이고 영상통화가 불가능하다.
 
이와 함께 인터넷은 사용할 수 없지만 와이파이(Wi-Fi)가 되는 휴대폰에 한해 Wi-Fi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
 
또 최소 5000원부터 1000원 단위로 충전해서 사용하는 시스템으로 충전금액에 따라 사용기간이 정해지는데 ▲ 5000~2만원은 30일 ▲ 2만~3만원은 60일 ▲ 3만~5만원은 90일 ▲ 그 이상은 120일 동안 이용할 수 있다.
 
◇ "새 휴대폰으로 선불요금제 이용하려면? 기계값만 90만원?!"
 
선불요금제 이용고객들은 신규 단말기를 이용할 수 없거나 사용가능해도 보조금 지원이 안 돼 부담이 클 것으로 보인다.
 
선불요금제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휴대폰 단말기가 있어야 하는데, 단기·소량사용자들의 이용이 많은 선불요금제의 특성상 비싼 신규 휴대폰보다는 흔히 중고폰으로 단말기를 구입해 가입한다.
 
온라인 중고폰 거래 시장도 커지고 있어 중고폰을 구하기는 어렵지 않지만 계속 중고폰만 쓸 수는 없는 노릇이어서 새 단말기로 '선불요금제'를 이용하고 싶어하는 고객들도 있다.
 
KT와 SK텔레콤의 경우, 고객들이 새 단말기로 선불요금제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보조금 없이 단말기 출고가 그대로 사야해 고객들의 부담이 더 커진다.
 
요즘 가장 많이 사용한다는 갤럭시S2나 아이폰4S 등을 구입하기 위해서는 80만~90만원에 이르는 고가를 지불해야 하고, 그나마 KT는 이를 할부로 구매할 수 있지만 SKT는 할부도 불가능하다.
 
한편 LG유플러스는 "선불요금제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기존에 LG유플러스의 서비스를 받은 이력이 있는 중고폰만 가입이 가능해 인터넷이나 대리점 등에서 구입해야 하며, 신규 단말기로 가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 선불요금제, 소액결제 서비스 '불가'..개선계획 없어
 
이통 3사의 선불요금제 이용고객들은 소액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
 
최근에는 인터넷에서 영화나 음악을 다운로드하거나 게임 아이템 등을 구매할 때 신용카드 결제, 계좌이체 등의 방법 외에 휴대폰 결제가 많이 이용되고 있다.
 
인증번호만 있으면 쉽게 이용할 수 있고, 소액으로 제한돼 있어 무분별한 사용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KT를 비롯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서 제공하는 선불요금제를 이용하는 고객들의 소액결제 서비스 이용은 여전히 불가능하다.
 
이통 3사 모두 "아직 선불요금제 수요가 많지 않아 소액결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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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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