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후중기자] 서울시의회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이 시의회 시정질문에 이틀째 출석한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거침없는 쓴소리를 퍼부었다.
28일 열린 서울시 제235회 시의회 정례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자로 나선 김진영 한나라당 의원은 한 월간 잡지 칼럼을 인용하며 "박 시장은 취임 한달간 부지런히 시민에 다가가 입으로는 풀뿌리를 강조하면서 실제로는 정·재계 거물과 친분을 쌓는 정치가형 시민운동가"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어 "시장은 무상급식 확대, 시립대 반값등록금, 비정규직 전환 등 복지행정을 선보이고 있는데 사회적 약자를 섬기는 자세는 좋지만 자신이 산타클로스가 된 듯한 환상에 젖어 뭐든 할 수 있는 복지전도사처럼 행동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희망서울기획위원회 등 각 분야 전문가 자문을 듣는 것은 필요해도 자문은 문자 그대로 자문에 그쳐야 한고 예산 편성에 깊숙히 간섭하면 안된다"며 "훗날 당선을 도왔던 캠프 인사들이 서울시의 점령군으로 왔다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김 의원의 발언에 대해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즉각 반발하면서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진두생 부의장이 부랴부랴 장내 분위기를 수습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이같은 분위기에도 상관없이 "박 시장이 예산안을 통해 밝힌 '사회투자기금' 신설은 기업에게 돈 받겠다는 전형적인 준조세다. 돈에는 꼬리표가 있다"며 "시민운동가 시설 행보에 대해 '협찬중독이다', '권력 향유 쟁취방식이다' 같은 지적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발언대에 선 윤명화 민주당 의원은 "대표연설이 이렇게 천박하고 저급할 수 있느냐"며 "이는 박 시장을 뽑은 서울시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언성을 높이자 민주당 시의원들이 일제히 지지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이날 민주당과 한나라당 소속 시의원들은 시정질문 내내 긴장되고 격앙된 분위기로 공방전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