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세연기자] 주식워런트증권(ELW)시장에서 스캘퍼(초단타매매자)들에게 특혜를 준 혐의로 기소됐던 12개 증권사중 가장 먼저 검찰구형을 받은
대신증권(003540)에 대해 28일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증권업계는 지난 6월 사상 초유의 국내 12개 증권사 전·현직 대표이사들에 대한 검찰의 기소 이후 첫 번째 선고결과에 주목하며 이후 남은 11개 증권사의 판결에 대해서도 조심스런 기대를 내놓았다.
기소된 12개 증권사 관계자들 모두 법원 판결에 대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도 이후 추가적인 영향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법원 판결 이후에도 검찰이 항소의견을 내놓고 있어 자칫 무죄판결에 따른 '긍정적' 효과가 반감될 수 있기 때문이다.
판결과 관련해 대신증권은 "본업에 충실할 수 있게 도와주신 재판부의 판결에 감사드린다"며 짤막하게 소감을 밝혔다.
A증권사 관계자는 "대신증권에 대한 판결과 재판부의 입장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기소된 증권사마다 스캘퍼들에게 제공한 거래기법과 방식에 따라 편의제공 수준이 달라 똑같은 판결을 받을지는 예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B증권사 관계자는 "처음에는 별다른 것이 없을 것으로 여겼지만 대신증권에 대한 구형이 세게 나와 걱정했다"면서도 "각자 따로 한다고는 했지만 비슷한 사안이기에 하나의 기준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심스레 전망했다.
이날 공판중인 C증권사 관계자도 "공판이 진행 중이기에 별다른 말을 할 수 없다"면서도 "대신증권이 무죄라면, 우리도 무죄가 아니겠느냐"고 기대를 드러냈다.
이번 기소에서 제외된 D증권사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승인속에 ELW 거래가 이뤄져 온 상황에서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면서도 "증권업계 전반에 걸친 내부적 자정능력을 제고하고 투자자 신뢰를 회복하는 노력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융투자협회는 "당연히 무죄일 것으로 생각했다"며 법원 판결을 환영했다.
협회 관계자는 "이번 공판 결과가 추후 다른 재판에도 영향을 미치고 증권사 대표들이 경영활동하는데 애로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었다"며 "이제 우려가 사라졌기 때문에 대표들이 본연의 업무인 경영활동에 적극적으로 매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국거래소도 법원의 결정에 기쁨을 나타냈다.
최종성 거래소 증권상품총괄팀장은 "ELW 시장이 검찰의 증권사기소와 관련해 초반에는 시장이 다소 영향을 받아 위축됐지만 이후 점차 회복되는 모습"이라며 "거래소 차원에서도 올해들어 투자자 교육과 발행종목 일부 제한은 물론 가입금 제도도 강화하는 등 지속적인 ELW 시장 투자자 보호에 나서왔다"고 말했다.
매월 1조원을 뛰어넘는 규모로 성장했던 국내 ELW시장은 증권사에 대한 검찰기소 이후 9000억대로 떨어졌다가 지난달부터 다시 월평균 1조원이상의 거래규모로 회복하는 모습이다.
최종성 팀장은 "현재 전용선 관련 일부 문제를 정리하기 위해 전용선에도 방화벽을 두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공판과 관련해 시행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금융당국이 추진중인 옵션과 파생상품 시장 전체에 대한 제도개선에 ELW도 포함될지는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한편, 또 다른 증권업계 전문가는 "전용선은 관행적인 제도이기에 단순히 불법으로 볼 수 없다"며 "단지 이를 통한 부당이익이나 내부자 결탁 등 불법 행위가 발생했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