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W 첫 선고)재판 이모저모

재판 내내 여의도 증권가 사람들로 북새통

입력 : 2011-11-28 오후 3:56:51
[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ELW(주식워런트 증권) 불공정 거래 혐의로 기소된 증권사 임직원들 중 가장 먼저 선고결과를 받아든 것은 대신증권 노정남 대신증권 사장과 김병철 IT본부장이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형두 부장판사)의 심리로 28일 열린 노정남 대신증권 사장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대신증권을 비롯한 국내 12개 증권사 임직원들과 거래과정에 참여한 스캘퍼 등 총 36명이 기소된 초유의 사건답게 ELW재판은 재판 내내 숱한 화제를 몰고 다녔다.
 
◇ 증권가 관심 집중된 311호 중법정
 
대신증권 재판은 서울중앙지법 311호 중법정에서 진행됐다.
 
311호 중법정은 사안이 큰 재판이거나 피고인이 많아 방청객이 많을 것이라 예상되는 재판에 제공되는 법정이다. 최근에는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 등에 대한 공판이 이곳에서 열리고 있다.
 
311호 법정은 대신증권 재판이 열리는 날마다 사람들이 가득 들어섰다. 대신증권 재판이 12개 증권사들의 재판 가운데 가장 빠르게 재판이 진행됐던 터라 각 증권사의 법무팀이 정보수집을 위해 법정에 모여들었기 때문이다.
 
양복을 입은 수많은 사람들은 방청석에 앉아 공판내용을 빠짐없이 기록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모 대형로펌 관계자는 방청석에 앉아 경쟁관계에 있는 로펌의 재판내용을 스마트폰으로 녹음하다가 함께 방청석에 앉아 있던 기자에게 들켜 황급히 자리를 뜨기도 했다. 
 
한편, 재판이 있을 때마다 임원진과 함께 법정에 와야하는 직원들의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았다.
 
한 증권사 직원은 "사장님이 재판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다. 재판 일정을 맞추느라 정해진 스케줄을 제대로 소화 못하고 있다.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강하게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 재판부 법대 아래에서 'ELW 동영상' 설명 들어
 
법정의 판사석은 법정내 다른 공간보다 약간 높게 만들어진 법대 위에 놓여있다. 재판부의 권위를 드러내기 위해 높게 만들어진 법대 위에서 판사들이 내려오는 장면을 보기란 정말 힘든 일이다.
 
하지만 지난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 재판부는 ELW 거래 과정을 담은 동영상을 보기 위해 법대를 내려왔다.
 
법복을 입은 판사들은 법대 아래로 내려와 화면이 잘 보이는 곳에 나란히 앉아 검찰과 변호인의 설명을 경청하는 모습이었다.
 
이 모습을 지켜본 한 기자는 "수년간 법조기자를 해왔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며 신기해하는 모습이었다.
 
◇ 고전을 면치 못한 검찰
 
검찰은 ELW재판이 진행되는 내내 진땀을 흘리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검찰은 증인신문단계에서부터 피고인들의 혐의입증에 어려움을 겪었다. 검찰은 금융감독원과 코스콤 직원들을 검찰 쪽 증인으로 내세웠지만 이들은 책임회피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며 검찰이 원하는 진술을 들려주지 않았다.
 
구형단계에서도 검찰은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 검찰은 대신증권 결심재판에서 "다른 증권사는 아직 재판이 진행 중인 만큼 대신증권 관련 피고인의 구형은 서면으로 하겠다"고 해 재판부를 당혹스럽게 했다.
 
김형두 재판장은 "피고인측이 구형을 안 듣고 최후변론을 하게 되면 방어권 보장이 안된다"며 "검찰이 다른 증권사 재판 때문에 구형을 못하겠다고 하면 우리 재판부가 일주일에 3번씩 이 사건에 대해 하루종일 집중심리를 한 이유가 없어진다"고 다그쳤다.
 
결국 검찰은 "구형을 준비못해 죄송하다"며 다음 기일에 구형을 했다.
 
검찰은 또 선고 전에 열린 마지막 공판에 이르러서 대신증권 전산실과 트레이딩룸에 대한 현장검증을 신청하고 증거자료를 추가로 제출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재판을 지켜본 많은 이들은 부산스러운 검찰의 태도에 그동안 검찰의 수사와 재판이 원활히 진행되지 않았던 것 아니냐는 분석과 함께 증권사에 유리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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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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