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태섭 회장 "케이디씨는 제4이통사 최대 수혜주"

"내년 매출액 1800억..올해 750억원의 2배 이상"

입력 : 2011-11-29 오전 8:12:02
[뉴스토마토 김용훈기자] 케이디씨(029480)가 13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한다. 주당 발행가는 874원으로 총 1550만주의 신주를 찍어 29일까지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청약을 받는다.
 
2011년 3분기 기준 자본금 528억원의 약 25%에 달하는 회사로서는 대규모의 유증이다. 이 회사는 조달자금 가운데 93억원을 빚을 갚는데 쓸 계획이다.
 
이 가운데 이 회사는 지난 14일 올해 3분기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때문에 이번 유증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시선이 곱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뉴스토마토>는 지난 28일 신사동 아이스테이션 빌딩에서 김태섭 케이디씨그룹 회장(사진)을 직접 만났다.
 
이 자리에서 김 회장은 내년 매출액 1800억원을 장담했다. 이 회사의 올해 예상 매출액은 750억원이다.
 
그가 언급한 내년 매출액은 올해의 두 배를 웃도는 금액이다. 김 회장의 '자신감'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그에겐 두 장의 확실한 카드가 있었다.
 
◇ "케이디씨, 제4이동통신 최대수혜주"
 
카드 중 하나는 출범이 본격화되고 있는 제4이동통신이다.
 
제4이동통신이란 국내 독자 개발 기술인 와이브로(WiBro) 기술을 바탕으로 하는 새로운 통신망을 일컫는다.
 
기존 통신사보다 최대 절반 수준의 요금을 강점으로 소비자를 끌어모을 새로운 사업영역으로 꼽히고 있다. 현재 업계에선 제4이동통신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2개 컨소시엄이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하나는 현대그룹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진 'IST(인터넷스페이스타임)', 다른 하나는 동부그룹이 출자를 밝힌 'KMI(한국모바일인터넷)'이다.
 
케이디씨가 출자할 컨소시엄은 IST다.
 
김 회장은 "KMI는 앞서 두 차례나 방송통신위원회에 허가 신청서를 냈지만 주주구성에서 문제를 일으키면서 좌절됐다"며 "방통위가 1800개의 중소기업이 참여하는 IST의 손을 들어줄 확률을 80%이상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케이디씨의 IST 출자금은 현재로선 비공개지만, 만에 하나 KMI가 선정될 경우 그에 따른 위험 부담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김 회장은 KMI가 선정된다고 해도 케이디씨는 여전히 확실한 수혜주로 꼽힐 것이라고 확신했다.
 
전체 제4이동통신 사업망 구축을 위해 드는 금액은 최대 3조5000억원으로 예상된다.
 
어느 컨소시엄이 선정되든 사업망 구축을 위해선 케이디씨의 기술력이 필요할 것이란 것이 김 회장의 설명이다.
 
그는 "현재 네트워크 통합(NI)와 시스템 통합(SI) 기술을 동시에 보유한 회사는 케이디씨가 유일하다"며 "어느 쪽이 선정되든 케이디씨는 제4이동통신의 최대수혜주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지난 1972년 NI와 SI를 주력으로 설립된 케이디씨는 지난 1996년 8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2000년대 초반 '닷컴열풍'이 '닷컴버블'로 밝혀지는 동안에도 NI와 SI 기술력을 바탕으로 살아남은 업계의 몇 안되는 기업이다.
 
이 회사는 지난 3분기 기준 매출액의 43.5%를 NI·SI분야에서 올렸다.
 
올해 이 분야에서 기대하는 매출액은 350억원이다. 김 회장은 "내년 NI·SI부문에서 적어도 7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이라고 전했다.
 
◇ "3D 모바일 상용화...매출 1100억원"
 
김 회장이 쥐고 있는 또 하나의 카드는 3D 사업부문이다. 매출 기여도로 본다면 케이디씨는 사실 3D업체다.
 
케이디씨 3D 영상사업 매출액은 2008년 25억원에서 지난해 388억원으로 3년 만에 1452% 급증했다. 올해에도 400억원 가량의 매출을 기록할 전망이다.
 
케이디씨는 극장용 3D 영사장비와 3D 안경을 제조하고 있고, 작년 인수한 바른전자(064520)는 3D 영상을 작은 반도체에 담을 수 있는 메모리를 제작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
 
자회사 아이스테이션(056010)은 3D 모바일 디스플레이 단말기를 생산하는 업체로 LG유플러스(032640)가 주요 매출처다. 3D 콘텐츠를 직접 생산하는 리얼스코프도 케이디씨 계열사다.
 
콘텐츠부터 그 콘텐츠를 담을 수 있는 메모리, 메모리에 담기 영상을 재생하는 영사장비, 그리고 모바일 디스플레이 단말기까지 3D에 관한 모든 것을 생산하고 있다.
  
김 회장은 "케이디씨는 7년 전 3D사업에 진출했고 마스터이미지 지분을 인수하는 등 이미 순항하고 있다"며 "내년 3D 모바일이 상용화되면 3D부문 전체 매출액은 약 11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케이디씨는 지난해 3D 모바일 단말기 생산을 위해 약 100억원에 달하는 연구개발(R&D) 비용을 투자했다.
 
그리고 28일 10인치 이상 사이즈 무안경 3D디스플레이 패널 제품을 최초 공개했다.
 
◇ "달리는 자전거는 넘어지지 않는다"
 
케이디씨가 유증을 실시하기까진 우여곡절이 많았다.
 
회사 측은 지난 6월 첫 유상증자를 결의했지만 금융감독원은 4차례나 정정신고서를 요구했다. '칠전팔기'에 조금 못 미친다.
 
김 회장은 "정정신고를 여러 차례 하다보니 회사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사기도 했다"며 "첫 유증 신고를 할 땐 6월 저축은행 비리가 터졌고 다음번엔 공시팀이 전원 교체됐다"고 전했다.
 
머피의 법칙일까. 이후 미국의 더블딥 위기론이 증시를 뒤덮었고 이어 유럽 재정위기가 불거졌다. 케이디씨가 유증 계획을 다시 정정할 수 밖에 없던 이유다.
 
이어 그는 "약 90억원 가량의 자금을 차환에 사용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앞서 3D모바일 투자비용을 위해 진 빚을 갚는 것으로 이는 회사 성장 동력에 대한 투자로 보는 것이 맞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달리는 자전거는 넘어지지 않는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이번 유상증자가 페달을 밟는 발에 그 힘을 더할 것이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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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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