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 1조 중대형 증권사, 몸집 비해 수익성은 '별로'

입력 : 2011-11-30 오후 3:51:26
[뉴스토마토 김세연기자]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유상증자 등을 통해 몸집 불리기에 나선 가운데 정작 수익성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형 투자은행(IB)으로 도약을 위해 수천억원의 자기자본 확대에 나섰던 일부 주요 증권사들의 경우 순이익이 감소하거나 무리하게 채권보유를 늘리는 바람에 오히려 재무 건전성이 낮아진 것으로 드러났다.
 
◇ 몸집불린 증권사, 유상증자 봇물
 
국내 대형 증권사들의 경우 금융당국의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따라 몸집불리기에 열중하는 모습이다.
 
자기자본 규모 3조원의 종합금융투자 사업자의 자격을 맞추기 위해 대우증권(006800)이 가장 먼저 1조1242억원을 공모하며 자본을 3조8242억원으로 늘렸다.
 
삼성증권(016360)우리투자증권(005940)도 각각 6000억원이상의 증자에 나섰고 현대증권(003450)도 6000억원을 증자하며 자기자본규모 3조원이상의 조건을 충족했다.
 
이들 증권사는 "대형 IB진출을 위한 필연적 선택"이라며 증자이유를 설명했지만, 업계와 시장은 "프라임브로커리지 수익을 당장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커진 몸집을 채울 수 있는 수익성 확보가 이들 증권사에 내려진 당면과제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 1조 증권사 절반, 순이익 감소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회계연도 상반기(4~9월) 국내 62개 증권사들의 당기순이익은 총 1조2411억원으로 1조2193억원을 기록했던 지난해보다 1.8% 가량 늘었다.
 
각종 글로벌 악재에도 위탁매매가 증가하며 수탁 수수료가 전년대비 17.7%가량 늘어났기 때문이다.
 
회사별로도 50여개사가 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자기자본 규모 1조원이상의 대형·중형 증권사는 사정이 다르다.
 
이들 증권사 10군데 중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순이익이 늘어난 기업은 5개로 절반에 불과했다.
 
증권사가 직접투자하는 자기매매 손익이 지난해보다 8.8% 줄어든 2007억원에 그쳤고 인수주선이나 펀드판매 수수료 등도 이전보다 큰 폭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 대우, 하나대투 등 순이익 '반토막'
 
지난해 상반기 1523억원으로 가장 많은 순이익을 기록했던 대우증권(006800)은 올해 상반기 728억원을, 하나대투증권은 전년(960억원) 대비 431억원을 기록하며 실적이 반토막 났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전체적인 업황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라면서도 "IB수수료가 많지 않은데다 리테일 투자자들에 대한 인지도도 높지 않아 전반적인 실적상승을 이끌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우증권의 경우 자산관리로의 역량 강화를 위해 인센티브 등 내부 구조조정에 나섰지만 인력유출이 크게 나타나며 전반적인 리테일 업무 역량이 감소했고, 자산관리부분도 기대한 만큼의 성과를 얻지 못하며 실적하락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하나대투증권도 "2분기 들어 주식장세가 크게 하락하며 전체적인 수익창출이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라며 8월이후 급락장에 따른 업황부진 탓으로 돌렸다.
 
우리투자증권은 실적의 10%를 차지하는 IB을 비롯한 자기매매 실패 탓에 지난해보다 350억원이 줄어든 가운데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증권도 각각 70여억원, 20여억원씩 순이익이 감소했다. 
 
◇ 파생상품 손실도 이익하락 요인
 
업계에서는 증권업계의 이익하락 원인중 하나로 1분기에 강세를 보이왔던 자문형랩이 2분기 감소와 변동성이 커지며 늘어난 파생상품의 손실도 꼽았다.
 
지난 5월 10조원에 육박했던 자문형 랩은 폭락장에서 고액자산가들이 투자를 줄이며 9월말 6조5000억원까지 떨어지며 큰 폭의 감소세를 나타냈다.
 
증권업계는 "이들 중대형 증권사들의 경우 회복세를 보이는 만큼 3분기 실적은 200억원 가량의 흑자세를 기록할 것"이라면서도 "내년부터 IB진출을 위한 프라임 브로커리지에 나설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후 추가적인 수익 창출약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대규모 증자에 나선 대형 증권사들은 자본납입이 마무리되는 내년 1월이후 영향이 나타날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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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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