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혜실기자] 증권업계의 주식매매 수수료를 놓고 금융당국과 증권사들의 힘겨루기가 벌어지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주식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투자자들이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도 증권사들은 수수료 이익 챙기기에만 급급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 등 증권유관기관은 지난 달부터 이달 말까지 증권 유관기관에 부과하는 주식매매 수수료를 면제해주고 있다.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대신 투자들의 수수료도 내려주라는 무언의 압력인 셈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주식 수수료 면제분 0.004623%만 반영해 인하했다. 증권사 HTS를 통한 주식거래시 1000만원당 매매수수료가 기존 2900원에서 2360원으로 줄어드는 데 불과하다.
증권사들이 금융당국과 여론을 의식해 마지못해 내린 한시적인 대책에 그친 것이다.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한 금융당국은 이번에는 증권사 간 경쟁을 통한 수수료 인하를 위해 또 한번 칼을 뽑았다.
금융투자협회 홈페이지에서 증권회사 간 위탁매매수수료를 한눈에 비교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증권사들은 거세게 반발하면서 더 이상의 수수료 인하는 없을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이미 수수료 절대치가 낮은 수준인 만큼 더 이상의 수수료 인하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금융당국이 감독권한 늘리기에만 급급한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며 일제히 비난의 화살을 날렸다.
수수료로 업계를 옥죄기보다는 거래세 제도자체를 개편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내놓았다. 수수료는 이미 글로벌 최저 수준이기 때문에 세금을 손보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는 주장이다.
이처럼 금융당국은 수수료 면제라는 당근과 감독강화라는 채찍을 이용해 업계 수수료 인하를 이끌어 내는데 혈안이다. 반면 증권업계는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다.
양 쪽이 팽팽한 힘겨루기에 들어서면서, '투자자 보호'라는 원래의 목적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금융당국이 새로운 수단을 동원해 증권사들을 압박할지 모른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당국과 시장이 힘을 합쳐 투자자들을 돕는 것이 시급한 이 때, 정부의 압박과 업계의 버티기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답답한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