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형주기자]
삼성전자(005930) 갤럭시 시리즈가 '거울' 등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사용자 개인정보에 접근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 대해 삼성이 "사실무근"이라며 진화에 나서 진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부 언론은 5일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의 조사결과를 인용, "삼성 '갤럭시S', '갤럭시S2', '갤럭시노트' 용 앱인 거울과 '데이터통신설정', '프로그램모니터' 등이 개인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보도했다.
이 때문에 방송통신위원회가 실제로 삼성이 사용자 개인정보를 수집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을 통해 조사에 착수하는 사태로까지 번졌다.
방통위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이 갤럭시S 등을 통해 사용자 개인정보를 수집하고자 했다면 형사처벌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가뜩이나 최근 미국에서 소프트웨어 업체 '캐리어IQ'의 프로그램이 스마트폰 이용자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수집, 이동통신사업자에 전달했다는 정황까지 포착된 상황이다보니 소비자 불안감이 극한에 달해 타이밍도 좋지 않다.
캐리어IQ는 삼성전자·
LG전자(066570)·팬택·HTC 등 미국시장에 진출한 대부분 제조사들의 단말기에 탑재돼 있기 때문에 이 사건 또한 삼성과도 무관치 않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측은 "미국을 비롯해 일부 해외시장에서 판매한 제품에 캐리어IQ가 적용됐고 현재 미국에서 집단소송을 당한 것은 맞지만, 국내에서 발생한 거울 앱 등과 관련한 개인정보 수집 문제는 결코 사실이 아니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갤럭시S에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앱이 들어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절대로 스마트폰 이용자들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거나 활용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삼성전자가 제공하는 모든 앱에는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기능(코드)이 들어있지 않다는 점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에서 사용되는 일부 응용 프로그램들의 환경설정에서 고객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것으로 체크된 부분은 단순 표기 오류이며, 실제로는 작동되지 않는다는 것이 삼성측 설명이다.
방통위 조사 결과 이같은 삼성의 주장이 사실로 판명난다면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들의 개인정보가 무단으로 이탈하고 있다는 의혹도 일단 단순 해프닝으로 마무리될 소지가 있다.
물론 국가 대표기업인 삼성에서 이런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저질렀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은 논외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이같은 소비자 정보보호 문제가 삼성 스마트폰의 다른 서비스 혹은 다른 제조사들의 제품으로까지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다.
스마트폰의 활성화와 더불어 기기를 통한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이 거론된 것이 이번이 첫 사례가 아닐 뿐더러, 현재 전자업계에선 LG전자 스마트폰의 사용자환경(UI) 또한 개인 연락처 등 불필요한 권한을 대거 포함하고 있음에 주목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강 건너 불 구경하듯 할 수만은 없게 된 LG전자도 현재 자체적으로 스마트폰 앱을 통한 개인정보 침해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에 돌입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가 소비자 개인정보 보호의 필요성에 경각심을 일깨우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얼마 전에도 국내 소비자들이 애플 아이폰의 위치추적과 관련해 집단소송을 건 사례가 있음을 좌시해선 안된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