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기자] 주택시장 활성화를 위해 12.7부동산대책이 발표됐지만 주요 수혜지역인 강남 재건축 시장 외에는 아직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부동산 정보업체 닥터아파트 등에 따르면 지난 2일부터 8일까지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변동률은 -0.04%, 전세가변동률은 -0.03%를 기록했다.
대책이 발표되기 이전 자료가 포함되긴 했지만 직접적인 혜택대상지인 강남권을 제외하고는 매매와 전세가격 모두 하락세는 여전하다.
개포주공1단지와 가락시영 등 일부 단지에서는 대책 발표 후 매물이 회수되기도 하지만 이는 이번 대책의 영향이라기보다는 지난 9월 발표된 다주택자 장기보유특별공제 시행과 종상향 발표에 대한 기대감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전세시장은 대부분의 지역에서 수요가 크게 감소했다. 수요는 없는데 매물은 쌓이면서 가격은 하락 중이다.
(자료제공=닥터아파트)
◇ 매매가변동률, 서울 -0.07% · 경기도 -0.02%
이번주 서울의 매매가변동률은 -0.07%를 기록했다. 전주(-0.08%)와 비교해 큰 차이는 없다.
강동구가 -0.63%로 크게 하락했고, 송파구(-0.21%), 강남구(-0.05%), 동대문구(-0.04%), 마포구(-0.03%), 서초구(-0.02%) 등이 하락세를 보였다.
상승세를 보인 곳은 한 곳도 없었으며 양천구를 포함한 15개구는 보합이다.
이번주 하락폭이 가장 컸던 강동구는 명일동 삼익그린단지가 하락세다. 아주 싼 급매물 이외에는 소진이 안되고 있으며 자금부담이 큰 대형의 경우 하락폭이 더 크다.
삼익그린2차 148㎡가 5000만원 내려 9억원~9억5000만원, 삼익그린2차 125㎡도 4000만원 내린 7억6000만원~8억원이다.
송파구는 12.7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앞으로의 전망을 묻는 전화가 상당수 늘고 있지만 가격은 여전히 약세다.
잠실동 주공5단지 113㎡가 4000만원 하락한 9억4000만원~9억7000만원이다.
가락동 가락시영은 종상향이 결정되면서 매수 문의가 늘고 일부 매도자들은 매물을 회수했다.
하지만 매매가에 바로 반영되지는 못하면서 가락시영1차 42㎡가 500만원 내려 4억7000만원~4억8000만원이다.
강남구는 개포동 주공1단지가 오름세다. 49㎡가 250만원 올라 7억8000만원~7억8500만원, 52㎡는 1500만원 올라 8억6000만원이다.
다른 개포지구 내 아파트들의 가격은 약세다.
주공2단지 52㎡가 1000만원 내려 7억3000만원~7억9000만원, 주공3단지 49㎡ 1000만원 내린 8억8000만원~10억원이다.
대치동 은마도 하락세다. 급매물이 나와도 매수자들이 반응이 미미해 이번 대책에도 별다른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102㎡가 1000만원 내려 8억6000만~9억5000만원, 112㎡는 500만원 내려10억3000만원~11억5000만원이다.
경기지역의 매매가변동률은 -0.02%, 신도시와 인천은 각각 -0.03%와 -0.02%를 기록했다.
김포시가 -0.08%로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고 분당신도시(-0.07%), 인천 서구(-0.06%),용인시·고양시(-0.05%), 안산시(-0.04%), 수원시·파주시(-0.03%) 등이 뒤를 이었다.
상승세를 보인 지역은 한곳도 없었으며, 경기와 신도시, 인천의 38곳은 보합을 기록해 비교적 조용한 시장 상황을 반영했다.
◇ 전세가변동률, 서울 -0.05% · 경기 -0.01%
서울 전세가변동률은 -0.05%를 기록하며 전주(-0.02%)에 비해 하락폭이 조금 더 커졌다.
강남구가 -0.33%로 가장 크게 하락했고 강동구(-0.09%), 송파구(-0.07%), 성북구(-0.04%)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동작구(0.06%), 서대문구(0.05%), 성동구(0.04%)는 상승세를 기록했다.
강남구는 수요가 없는 상태에서 전세 물량이 쌓이면서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개포동 주공고층5단지 76㎡가 2000만원 내린 2억5000만원~2억6000만원, 주공고층7단지 112㎡가 2000만원 내려 3억7000만원~4억원이다.
강동구도 전세시장이 조용하다. 둔촌주공1단지 59㎡가 1000만원 내린 1억3000만원~1억5000만원, 둔촌주공4단지 112㎡가 500만원 내린 1억9000만원~2억원이다.
송파구도 수요가 크게 줄면서 매물이 쌓이고 있다. 입주를 앞둔 송파동 래미안파인탑도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문정동 올림픽훼밀리 161㎡가 3000만원 내린 3억9000만원~4억5000만원, 가락동 래미안파크팰리스 105A㎡가 2000만원 내려 4억원~4억6000만원이다.
경기 전세가변동률은 -0.01%, 신도시와 인천은 각각 -0.02%를 기록했다.
하남시가 -0.15%로 가장 많이 하락했으며, 부평구(-0.09%), 평촌신도시(-0.07%), 안양시(-0.06%), 용인시(-0.03%), 광명시(-0.02%) 등이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연수구는 0.01%로 소폭 상승했다.
하남시는 수요자 문의가 뚝 끊기면서 시세가 하락했다. 물건이 많이 쌓여 있고 거래가 되지 않고 있다.
덕풍동 라인 109㎡가 1000만원 하락해 1억7000만원~1억8000만원, 신장동 에코타운2,3단지 109㎡가 1000만원 하락한 2억2000만원~2억3000만원이다.
부평구는 부평동 일대가 소폭 하락했다. 거래가 잘 되지 않으면서 물건이 쌓여있는 상황이다.
부평동 동아1단지 92㎡가 1000만원 하락한 1억1000만원~1억4000만원, 72㎡가 500만원 내린 9500만원~1억1000만원이다.
평촌은 비산동과 호계동 일대 전세가가 소폭 하락했다. 물건이 많지는 않으나 거래가 없어 가격이 떨어졌다. 방학을 앞두고 있으나 매수자 문의가 없는 편이다.
비산동 관악마을 동성 76㎡가 500만원 하락한 1억7000만원~1억9000만원, 호계동 목련마을 두산6단지 122㎡가 500만원 하락한 3억원~3억3000만원이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번지 관계자는 "정부의 발표 후 강남권 주요 재건축 단지에 주택 보유자들의 문의 전화가 이어지고 매도자들은 매물을 거둬 들이거나 호가를 높이는 등 기대감을 드러냈다"며 "그러나 정작 매수자들이 소극적으로 나서면서 매도자와 매수자간의 팽팽한 줄다리기 양상이 펼쳐졌다"고 설명했다.
다른 전문가는 "강남이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의 바로미터라고는 하지만 지난치게 강남만을 의식한 대책"이라면서 "다른 지역은 오히려 하락세가 여전해 대책이 전혀 먹히지 않고 있고, 강남권도 호가상승세가 장기간 계속되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