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유나기자] 쉐보레 중형세단 말리부가 지구~달 왕복거리의 두 배에 이르는 160만km를 달렸다.
한국지엠은 11일 쉐보레 말리부의 엔지니어링을 담당한 GM엔지니어들이 22개월간 미국 주행성능시험장을 비롯해 한국, 캐나다, 호주 등 전세계 6대륙의 160만 km를 운행하며 말리부의 성능과 품질 등을 점검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밝혔다.
GM은 말리부 시험차량 170대를 사용해 지난해부터 말리부의 장거리 시험주행을 시작했으며, 차 한 대당 월 평균 7만3000km에 이르는 거리를 주행했다. 160만km라는 주행거리는 차 한대로 2만4000km를 66년 동안 주행하는 거리로, 미국 뉴욕에서 로스앤젤레스까지 201번 왕복하는 거리다. 지구에서 달까지 2번 왕복할 수 있는 거리기도 하다.
GM엔지니어들은 말리부의 성능을 시험하기 위해 다양한 조건에서의 주행도 서슴지 않았다. 죽음의 계곡이라고도 불리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데스 밸리에서 가장 더운 여름철에 에어컨 성능을 검증했고, 록키 산 꼭대기에서는 고도 테스트, 동부 노스 캐롤리나의 구불구불한 언덕에서는 시트 안락성과 장시간 주행 요소 등을 테스트했다.
마크 무사 GM 글로벌 중형차 개발 수석 엔지니어는 "전 세계 시장에 따라 명확한 차이가 있는 파워트레인은 물론 수많은 인테리어 디테일까지 모두 실제 주행을 통해 철저한 검증과정을 거쳤다"며 "한가지 예로 한국에서는 비상등이 다른 운전자들에게 감사인사 표시로도 쓰이는 것을 감안해 비상등의 내구성에 대해서도 세심한 확인을 거쳤다"고 말했다.
다양한 시장상황을 고려해 특정 상황에 걸맞은 최적의 성능을 연구하는 데도 관심을 가졌다.
한국의 경우 장마철에 집중호우가 내려 도로 표면이 깊게 파이고 물이 흐르기 때문에 주행시 차량의 안락함과 정숙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엔지니어팀은 이러한 점들을 고려해 6개월동안 매주 2400km를 주행하며 11종의 타이어 테스트를 거치면서 제조사들과 함께 타이어 디자인 성능을 조율하고 한국시장의 경쟁사 차종 성능을 분석하기도 했다.
그밖에 영국과 미국의 경우 수년간 겨울철 주행에 따른 부식 가능성을 고려해 염수 구덩이에서 시험운행을 하기도 했고, 미국 남서부 애리조나에서는 극한 고온에 장시간 주차시 인테리어가 견딜 수 있는지를 점검하기도 했다.
말리부는 전 세계 100여개국에 판매될 쉐보레 첫 글로벌 중형차로서, 1964년 1세대 모델이 선보인 이후 7세대까지 850만대 이상 판매되며 북미 시장의 대표적인 중형세단의 상징으로 입지를 굳혀왔다.
제8세대 모델로 한국에 출시된 말리부는 카마로와 콜벳에서 영감을 받은 매력적인 외관과 안락하고 정숙한 실내공간 등을 갖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