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 최장기간 순매수 행진 "앞으로도 계속"

증권街 "기금 매수 종목에 주목"

입력 : 2011-12-16 오후 3:39:23
[뉴스토마토 김혜실기자] 연기금의 사상 최장기간 순매수 행진이 계속되면서 또 한번 기록을 경신했다. 유럽 재정위기에 시달리고 있는 국내 증시에서 연기금이 안전판 역할을 하는 가운데 매수기조가 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은 지난달 10일부터 27거래일 연속 순매수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이 기간 동안 연기금이 사들인 금액은 총 1조7635억원 규모다.
 
연기금은 지난 2000년에도 1월14일부터 2월17일에 걸쳐 24거래일 동안 연속 순매수한 바 있다.
 
계속되는 연기금의 매수세 유입은 최근의 주가 부진을 틈타 저평가된 우량주들을 쓸어 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주식 평가금액 줄어..투자여력 충분
 
연기금의 투자여력은 지금도 충분하다는 평가다.
 
연기금은 투자할 목표액이 아닌 비중을 설정해 움직이는데, 증시가 하락하며 평가 금액이 줄어든 만큼 여전히 목표 비중에는 미달하는 수준이라는 것.
 
특히 11~12월은 연금보험료 수입으로 자산이 늘어나면서 주식 운용 가능 금액도 늘어나기 때문에 연기금의 매수 행진은 연말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한치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연기금 매매를 바라보는 데 있어 중요한 것은 투자계획보다 보유중인 자산별 비중"이라며 "9월말 기준 국민연금 자산 내 국내주식 비중은 16.7% 수준으로 목표비중에 미달하고 있어 앞으로도 비중을 줄이는 움직임이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연기금 매수세..추가 하락 방어 수준"
 
하지만 이같은 연기금 순매수세가 증시 움직임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글로벌 우려가 여전한 상황에서 투자 심리가 악화된 외국인이 최근 국내 증시에서 대규모 순매도세를 보인 만큼, 연기금 매수세가 유입되더라도 증시가 크게 하락하는 것을 방지하는 정도에 그칠 것이라는 설명이다.
 
따라서 주식비중을 크게 확대하기 보다는 연기금이 사는 종목들에 주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한치환 연구원은 "연기금의 매수 기조가 유지된다고 하더라도 코스피의 상승세를 예상하는 근거로 보는 것에는 무리가 있다"며 "다만 유럽 재정위기 우려감이 완화되면서 단기 반등이 나타나는 시점에서는 연기금이 매수세를 나타냈던 업종에 우선적인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당분간 국내기관이 시장흐름을 주도해 나갈 가능성이 높은 것을 감안하면 종목선정시 연기금과 투신의 매매패턴을 고려한 종목선정이 유효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 IT·화학·철강 등 기금 매수 종목 '주목'
 
기금이 전기전자나 철강, 화학 등 대형주 중심으로 매수세를 나타냈다는 점에서, 관련 업종의 반등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조언도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 이들 연기금 매수종목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나타내면서 힘을 더하고 있다.
 
연기금은 지난 27일 동안 삼성전자(005930) 주식 4118억원어치를 사들였다.
 
뒤 이어 POSCO(005490)LG전자(066570) 주식을 각각 1732억원, 1729억원어치 담았고 현대제철(004020) 796억원, OCI(010060) 758억원, 삼성전기(009150) 740억원, 두산중공업(034020) 717억원어치 매입했다.
 
미국 소비모멘텀과 글로벌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전기전자, 운수장비, 운수창고 업종과 중국 긴축 완화 수혜업종인 화학, 철강금속, 기계업종을 주로 담았다. 또 연말 배당매력도가 커지는 금융, 증권, 전기가스, 통신업종 등에 대한 관심도 지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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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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