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형주기자] "애플이 그토록 막고자 했던 태블릿. 이제 '탭'할 시간이다."
애플의 특허공세로 '갤럭시탭 10.1'의 판매가 5개월이나 지연된 분풀이라도 하는 걸까.
15일(현지시간) 미국 정보기술(IT) 매체 엔가젯에 따르면, 삼성은 호주 '선헤럴드'지를 통해 '애플이 막으려 했던 태블릿'이라는 광고로 갤럭시탭 10.1을 소개했다.
지난 7월 애플의 판매금지 가처분신청으로 제품 판로가 막힌 악재를 마케팅 효과로 살려낸 것. 삼성은 호주법원의 애플 소송 기각 판정에 따라 갤럭시탭 10.1을 비로소 팔 수 있게 됐다.
이를 두고 전자업계에선 최근 세계 각지에서 애플과 벌이고 있는 각종 특허소송으로 유명세를 탄 삼성이 자사 제품 광고에 애플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한다.
숱한 소송전 덕에 특히 미국·유럽 등 해외시장의 소비자들이 차츰 갤럭시탭 10.1을 애플 아이패드와 견줄만한 제품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국내에선 좀체 보기 어려운 비교광고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것은 모바일 시장 내 최강자 지위를 다투는 애플에 대한 강력한 도전의식이자, 필요하면 적의 데미지에 따른 반사이익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애플은 최근 삼성·HTC 등 경쟁 스마트폰 업체들을 대상으로 무리한 소송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제특허 전문가들도 애플과의 특허전으로 삼성이 되레 수혜를 입고 있다는 데 이견을 달지 않는다.
삼성이 애플과 한치도 물러섬 없는 대립구도를 만들어 '갤럭시' 브랜드를 해외에 전파하는 광고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의 이같은 마케팅 전략은 비단 태블릿 제품에만 그치지 않는다. 네티즌들 사이엔 지난달 말 삼성의 '애플 조롱' 텔레비전(TV) 광고 1탄에 이어 이달 들어 새로 방영된 2탄도 인기다.
이들 광고 모두 애플 매장에 길게 늘어선 인파를 배경으로 '더 좋은 제품(갤럭시S2)을 두고 왜 아이폰을 기다리는 데 시간을 할애하는지…'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1탄은 '갤럭시S2 대 아이폰4S', 2탄은 'S클라우드(가칭) 대 아이클라우드'의 대립구도를 다뤘다는 점만 다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국내시장과 달리 미국 등 해외 소비자들은 자극적인 광고를 선호하는 성향이 있기 때문에, 상대 제품과의 직접적인 비교광고가 활발한 편"이라고 말했다.
한편 당초 16일부터 호주에서 판매될 것으로 알려진 갤럭시탭 10.1은 현지 통관절차가 지연돼 오는 20일부터 본격 시판에 들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