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세연기자] 지난 8일로
대신증권(003540) 산하 대신저축은행이 새로이 출범한지 100일 지났다.
이전에도 몇몇 증권사가 저축은행을 인수한 바 있지만, 대신저축은행의 경우 자본시장법 개정에 따라 대형 투자은행(IB)이외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나선 중소형 증권사들에게 이후 롤 모델이 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증권업계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일단 업계는 대신저축은행이 출범 100일을 넘기며 증권과 저축은행간 상호 '윈·윈 전략'으로 성공적인 연착륙은 이뤄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하지만, 저축은행업계 자체에 대한 부실 우려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저축은행 본연의 여수신 기능를 늘려야 한다는 과제도 제시했다.
◇ 백 일지난 대신저축은행, 연착륙 성공
대신저축은행은 지난 2월 영업정지된 '중앙부산·부산2·도민저축은행' 등 3개 은행을 대신증권이 자산·부채 이전(P&A)방식으로 인수해 출범했다. 지난 8월 31일 서울 논현동 본점을 시작으로 전국 10개지점이 영업에 나섰다.
패키지딜에서 대신증권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자 당시 증권업계는 "
KB금융(105560)과
하나금융지주(086790),
신한지주(055550) 등 3대 금융지주사가 아닌 대신증권이 선정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면서도 "증권과 금융간의 경계가 허물어진 글로벌 자본환경 시장에서 건전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여수신 기능 강화에 긍정적인 효과를 전할 것"이라는 반응을 보인 바 있다.
업계 입장에서도 자본시장법 개정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대형 IB를 추구하는 대형 증권사가 아닌 중소형 증권사의 합리적 선택으로, 제2금융권을 통한 지역 리테일 강화와 브로커리지 수익성 개선 가능성에 무게를 뒀기 때문이다.
업계와 당국은 일단 대신저축은행의 연착륙에는 합격점을 주고 있다.
부실 우려로 5000만원이하의 예금고객의 잇따른 뱅크런이 일어날 것이란 걱정과는 달리 영업개시 첫 날 1조1586억원이었던 총 수신규모는 .영업 100일이 지난 현재에도 큰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9월말 1조1676억원이었던 수신규모는 10월 1조1834억원을 시현한 이후 지난달말에는 1조142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 첫날 5586억원을 보였던 여신규모는 지난달 말 5528억원으로 소폭 감소했지만, 양호한 흐름을 지속했다.
무분별한 고위험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로 저축은행 부실로 꼽혔던 자기자본비율(BIS)은 영업이전 12.4%에서 지난달 말 16.9%로 4.5%포인트 상승하며 건전성을 유지했다.
◇ 증권-금융업 시너지 과제는 남아
대신증권은 대신저축은행 출범 이유에 대해 "지난 50년간의 축적된 증권업 노하우를 저축은행에 적용해 고객자산의 리스크 발생을 사전에 방지하는 등 안정적인 고객자산 운영을 기본으로 하는 금융서비스에 나설 것"이라며 증권업종과 서민금융의 시너지 효과를 강조했다.
태생적으로 예금과 대출기능이 없어 신용융자에 어려움을 겪는 증권부문에 저축은행의 여수신 기능을 통합해 새로운 브로커리지 창구를 넗힐 수 있는 또 다른 기회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대신저축은행이 출범이후 안정적 여수신 실적을 보이며 저축은행업계에 만연했던 불안을 떨어냈다는 것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이후 안정적 수익구조로 증권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기 위한 과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대신증권의 신뢰성이 긍정적인 효과를 보인 것은 사실이지만, 업종 전반에 걸친 여수신기능의 위축은 지속해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신증권 측도 "안정을 추구한 이후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대규모 대출이 아닌 소액 신용대출 중심의 여신구조 강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서민금융기관이라는 저축은행 본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고위험을 동반하는 PF 대신 소액자본 대출이나 주택담보 대출 등을 보다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신저축은행은 "저축은행 예금 특성상 금리에 민감하기 때문에 출범이후 수신부분을 5.3%로 유지했지만 여신이 크게 확대되지 않는 상황에서 수신만 늘어나는 것은 자칫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업계 평균 수준인 4% 초반대로 지속적인 인하에 나서고 있는 한편 여신 확대를 위해서도 5%대 수준의 제1금융과 비교해 저렴한 4.95%의 아파트 담보대출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신증권과 대신저축은행은 "당초 자산부채 이전방식으로 인수해서 건전성에 문제는 없었던 만큼 이후 경영실사를 지속하며 안정적이고 내실있는 여수신 전문 저축은행으로 도약하기 위해 지속적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후 증권의 리서치·리테일 역량을 결합한 사업영역간 결합에도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