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주연기자]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을 당해 금융감독 당국에 구제를 신청한 피해자들이 오는 23일부터 환급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전체 환급규모는 94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19일 "현재 채권소멸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피해금 환급액은 약 94억원"이라며 "23일부터 순차적으로 피해금 지급을 시작해 94억원 대부분이 지급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향후 피해자들의 환급 신청이 늘어날 경우 총 환급금 규모는 더 늘어날 수 있다.
물론 자신의 계좌가 대포통장으로 이용된 예금주들 역시 피해자여서 이들이 채권 소멸에 이의를 제기하는 경우 총 지급 금액은 차이가 날 수도 있다.
우선 금감원은 23일 당일 지급할 환급액을 10억원 내외로 추산하고 있는데 이는 지난 9월말 시행된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에 따른 첫 지급이다.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금환급 특별법'은 피해자가 금융감독 당국에 구제를 신청하면 보이스피싱 계좌에 대해 지급정지 조치를 내릴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피해자들이 알아둬야 할 점은 금융당국이 지급할 환급금은 '피해보상금'이 아니란 사실이다.
보이스피싱에 이용당한 '사기이용계좌'에 있는 피해금이 모두 빠져나가기 전 지급정지로 출금을 막은 후에 남아 있는 금액만을 돌려받는 것이다.
예를 들어, 총 1억원 규모의 보이스피싱에 사용된 사기이용계좌에서 사기범들이 5000만원을 빼간 후 지급정지됐다면 남아있는 금액인 5000만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지급 정지됐지만 통장에 남아있는 금액이 없을 경우에는 환급 대상이 아니다.
이에 따라 지급정지 된 계좌에 피해액이 남아 있을 경우 채권소멸절차 개시일로부터 2개월 이내에 피해구제를 신청하면 대부분을 환급 받을 수 있다.
채권소멸이란 예금주의 예금 권리를 박탈하는 것으로, 보이스피싱에 사용된 사기 이용계좌 예금주의 권리를 박탈해야 피해액을 피해자들에게 돌려줄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자신의 계좌가 보이스피싱에 이용된 예금주일 경우 통장에 본인 예금액도 함께 섞여 있어 예금주가 채권소멸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며 "이의제기는 대부분 소송으로 이어지지만 그 비율은 5%도 채 안 된다"고 설명했다.
올 11월 말 현재 보이스피싱 피해금액은 879억원(7234건)으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