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우리 기업이 중앙아시아와 북아프리카(Middle East North Africa·MENA) 지역에 진출하려면 개별 국가 특성에 맞게 사업 전략을 수립해야 합니다."
이광열 삼정KPMG 경제연구소 상무이사는 20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한 주한 중동지역 상무관 오찬간담회에서 "메나 지역의 16개 국가는 정치, 경제, 종교가 다른 양상을 보인다"며 "국가별 특성이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왕정, 입헌 군주제, 공화제, 내각책임제 등 다양한 정치체제가 수립돼 있기 때문에 국내 기업들은 개별 국가의 특수성에 맞게 사업전략을 짜야한다는 설명이다.
이 상무는 "한국은 그동안 메나 지역에서 석유를 수입하며 무역 부문에서 적자를 기록했으나 지난 2005년 이후 수출이 2배 이상 성장하고 있다"며 "이 지역의 건설 경기가 토목에서 플랜트로 중심축이 옮겨가면서 올해 3월 현재 메나 지역 전체 플랜트 수주의 90%를 한국 기업이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지난해 연말 튀니지를 시작으로 촉발된 민주화 운동이 국내 기업에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상무는 "민주화 혁명 이후 경제 재건활동, 민생안정을 위한 복지, 민주주의 이행을 위한 노력이 기회 요소"라며 "메나 지역의 민주화 분위기가 마무리되면 인프라 구축과 이들 지역의 내수 활성화가 국내 기업에 좋은 사업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걸프전 발발 당시 국내 기업의 수출은 17% 줄었으나 전쟁이 끝난 뒤 64%가 늘고, 이라크 전쟁 때는 7% 감소, 전쟁 뒤에는 18%가 증가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다만 정치적 상황이 급변한 만큼 이에 걸맞은 사업전략 수립을 주문했다. 그는 "정권 이양으로 기존 네크워크가 붕괴되거나 새 네트워크가 형성돼 정치적 불안 요소가 있다"며 "새 네트워크에 대응할 수 있도록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미국과 중국, 일본이 한국 기업 못지 않게 메나 지역에 대한 관심이 높기 때문에 과거처럼 목적이 있을 때만 접근하는 식의 소극적 대응은 지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메나 지역에 진출하는 국내 기업은 그동안 많은 교류가 있었던 국가 중심에서 나아가 중동이나 아랍에 대한 문화를 폭넓게 이해하고 지속적인 협력 기반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