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카드업계의 선두주자인 현대카드가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구제책을 발표하자 다른 카드사들도 현대카드와 같은 수준인 피해액의 40%를 감면키로 방향을 정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당국과 업계 간 협의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현대카드의 '돌출행동'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자사 카드회원의 카드론, 현금서비스 피해금액 중 40%를 감면키로 했다.
대상은 올 1월부터 자동응답시스템(ARS)와 인터넷을 통해 카드론, 현금서비스 이용자 중 보이스피싱에 의한 피해가 확인된 고객이다.
이번 조치로 약 400명의 피해자가 구제될 것이라는 게 현대카드 측의 설명이다.
현대카드가 앞장서 구제책을 내놓자 신한·삼성·KB국민·롯데·하나SK 등 다른 카드사들도 보이스피싱 구제책에 대해 집중 검토에 돌입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현대카드가 발표하고 나서 자체적으로 검토에 들어갔다"며 "어느정도 감면할 지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비슷한 수준으로 가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하나SK카드 관계자도 "정확한 날짜나 비율은 확정된 바 없지만 현재 논의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대카드의 예상치 못한 돌출행동에 대해서는 뒤통수를 맞은 듯 한 분위기였지만 내색은 하지 않았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고객책임에 따라 20~25%를 카드업계에서는 생각하고 있었다"며 "현대카드에서 원금의 40%를 감면해주겠다고 나와서 사실 당황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사도 "카드사들이 모두 구제책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현대카드에서 발표를 해 당황했다"며 "이미지를 개선시키기에는 적절한 타이밍이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