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정부가 코레일이 독점해온 철도운영에 민간업체를 참여시키는 방안을 내년부터 본격추진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철도업계 등을 중심으로 철도 안전성 저하, 민간기업에 대한 과도한 특혜지적 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27일 ‘철도운영의 경쟁체제 도입’을 2012년 주요 정책으로 이명박 대통령에게 업무보고했다.
국토부가 민영화 대상으로 삼은 첫 노선은 고속철도 호남선 수서~목포노선과 경부선 수서~부산노선이 될 전망이다.
국토부는 오는 2014년말 수서~평택을 연결하는 수도권 고속철도가 완공되면 2015년부터 이들 노선 운영권을 민간에 넘겨 코레일과 경쟁시킬 방침이다.
하지만 전국철도노조 등을 비롯한 철도업계를 중심으로 반발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철도산업의 상하분리정책은 지난 2004년 운영과 시설부문의 분리로 철도적자의 원인
을 규명하고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해 철도 경쟁력을 향상시킨다는 명분으로 도입됐지만 안전성 문제에 있어서는 구조적 한계가 있음이 드러나 중단된 바 있다.
건설과 운영부문의 연계미흡으로 비효율을 초래되거나 건설부문은 대규모 신규노선 개발에 주력해 기존의 시설개량과 보수는 소홀히 하는 등의 안전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철도 전문가들은 "경쟁체제가 도입되면 시스템관리자, 시설 유지·보수자, 현장 운전자의 일원화된 시스템통제(관제)가 효율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경제정의실천연합의 김건호 국책사업감시팀 부장은 "민간과 공공의 경쟁을 유도하려는 철도운영사업권 배분은 섣불리 접근할 문제가 아니다"며 "먼저 정부는 철도정책 즉, 철도산업의 상하분리정책과 철도공사와 철도시설공단의 조직효율화 등을 전면적으로 평가하고 국민들과 논의하고 합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KTX 경쟁체제도입이 민간기업에 대한 과도한 특혜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민간기업의 경우 이렇다할 인프라투자 없이 흑자노선인 KTX의 운영사업에 참여해 운영수익을 나눠 갖게 되는만큼 '무임승차' 비판이 거세질 전망이다.
백성곤 전국철도노조 홍보팀장은 "철도공사 운영노선 중 KTX만이 유일하게 운영수익이 발생하는데 정부가 KTX 외의 노선은 철도공사에게 운영을 맡기면서 흑자노선인 KTX에만 민간기업이 참여하도록 하는 건 도가 지나친 특혜"라고 지적했다.
또 철도산업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섣부른 경쟁체제도입은 철도산업의 공공성을 훼손하고 승객들의 안전을 위협한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코레일은 KTX 외에도 중·단거리 노선(새마을·무궁화), 화물노선, 각종 지선과 간선 등 다양한 노선들을 운영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KTX의 운영수익을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 적자노선을 유지·운영하기 위해 투입하는 ‘교차보조’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만약 정부의 경쟁체제도입으로 철도공사의 유일한 수익사업을 민간과 양분한다면, KTX의 수익성도 악화되면서 물론 운행 중인 중·단거리 비수익노선은 축소 운영될 가능성이 크다.
결과적으로 철도부문 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세금을 투입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이에 김진애 민주당 의원은 성명을 통해 "정부의 철도 경쟁체제 도입은 결국 국민의 세금과 호주머니를 털어 민간대기업의 배만 불리는 특혜"라며 "이명박 정부의 ‘KTX 분할 민영화’ 계획의 즉각적인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