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증권가 주요 이슈는?

입력 : 2011-12-29 오후 5:49:23
[뉴스토마토 김세연기자]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2011년이 마무리되고 있다. 
 
연이은 글로벌 악재와 국내 경제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감에도 상반기 국내 증시는 고공행진을 거듭하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미국발 악재가 불거진 하반기 들어서자 급락세로 무너져 내리며 한치앞을 분간하기 어려운 혼란스런 장세가 이어졌다.
 
신묘년 한 해를 마감하며 뉴스토마토가 주목한 이슈별로 국내 증권가를 정리해 본다.
 
◇ 의미있는 삼성전자 100만원 돌파 
 
삼성전자(005930) 100만원 징크스가 깨졌다.
 
늘 100만원 문턱에서 좌절했지만 올해에는 두 번이나 돌파에 성공하며 안착하는 모습이다.
 
지난 1월 삼성전자가 100만원을 돌파한 이후 최고가 101만4000원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급격히 하락세를 타면서 지난 8월 폭락장 속에서 67만원대까지 떨어졌다.
 
이후 지난 11월4일 10개월 만에 또 다시 100만원을 돌파했다.
 
100만원 돌파와 급락, 그리고 반등 후 가파른 상승세까지. 그야말로 올 한해는 삼성전자의 롤러코스터 장세였다. 
 
하지만 이번 100만원선 돌파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시장 자체가 불안정한 상황 속에서 종목이 상승한 만큼 지난번 돌파보다 의미 있다는 평가다. 
 
안성호 한화증권(003530) 연구원은 "지금까지 삼성전자 주가 100만원이 심리적 저항선이었다면 이제부터는 100만원대에 안착하면서 심리적 지지선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 코스피 '천국에서 지옥까지'..자존심구긴 증권가 전망
 
올해 코스피는 급등락을 반복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4월 27일 장중 2231.47포인트까지 오르며 증시의 역사를 새로썼다.
 
하지만 유럽 재정위기가 부각되고 미국 신용등급 강등 소식이 겹치며 지난 9월26일 장중 1644.11으로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올해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들의 경제가 회복 국면을 맞을 것이라며 코스피 2000포인트 안착을 예상했다.
 
그러나 지난 8월초 코스피 1800선이 무너진 뒤 수 차례 1700선에서 지수가 오르내렸다.
 
이에 증권사들은 연초에 나온 예측 리포트가 잘못됐다며 투자자들에게 공개 사과하기도 했다. 
 
◇ 사상 초유의 증권사·CEO, ELW 불공정 거래 혐의 기소
 
지난 6월 검찰이 주식워런트증권(ELW) 시장에서 초단타매매자(스캘퍼)들에게 특혜를 준 혐의를 들어 사상 처음으로 국내 12개 증권사의 전·현직 대표이사들을 기소했다.
 
  
초단타 형식의 ELW거래는 특정 대상물을 사전에 정한 미래의 시기에 미리 정한 가격으로 사거나 팔 수 있는 권리를 갖는 것으로 한국거래소에 주문이 도달하는 속도가 수익결정에 가장 중요한 요소중 하나로 꼽힌다.
 
검찰은 증권사들이 거액의 수수료를 지불하는 스캘퍼들에게 일반 거래자에 비해 3~8배나 빠른 주문 처리속도를 제공하는 등 부당 편의를 제공했다고 문제삼았다.
 
반면, 증권업계는 "우수고객의 대한 관행적 부분으로 시장상황을 외면한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현재 12개 증권사들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인 가운데 대신증권(003540)HMC투자증권(001500)이 법원으로부터 무죄판결을 받았다. 
 
◇ 한국형 헤지펀드의 꿈..유상증자 '붐'
 
증권업계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각광받던 한국형 헤지펀드는 지난 23일 총 9개 운용사가 4개 프라임브로커를 통해 1500억원 규모의 12개 펀드를 내놓으며 출발했다.  
 
이에 앞서 하반기들어서며 프라임 브로커리지의 선도주자를 꿈꾸는 대우증권(006800)우리투자증권(005940), 삼성증권(016360),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003450) 등 5개 대형 증권사들은 최소 수천억원에서 수조원 단위의 유상증자를 통해 몸집불리기에 나섰다.
 
자본시장법 개정에 따라 한국형 헤지펀드의 핵심인 프라임 브로커리지 서비스(PBS)에 나서려는 증권사는 최소 자기자본 규모를 3조원까지 늘려야 했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대우증권이 총 1조4000억원의 증자에 나선 가운데 우리투자증권(6000억원), 삼성증권(4000억원), 한국투자증권(7300억원), 현대증권(5950억원) 등이 각각 자기자본 규모를 늘렸다.
 
아직 유상증자 효과에 대한 시장의 전망이 분분한 가운데 일단, 우리투자증권이 12개 헤지펀드 중 5개 펀드와 PBS 계약을 맺으며 초기 시장을 주도하고 있고 대우증권(3개), 삼성증권(2개), 한국투자증권(2개) 등이 그 뒤를 이어가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아직 국내 프라임 브로커리지 시장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운데다 대규모 유상증자에 대한 수익창출에 대한 우려도 남아있고 헤지펀드의 한국형이란 것 자체가 많은 규제를 전제하는 것이기에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진단하고 있다.
 
하지만 내년에 3조원내외로 성장한 후 오는 2015년 15조원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마이너스 금리시장속에서 펀드나 랩상품 이후 대체 투자상품으로 헤지펀드의 성공 가능성도 커질 수 밖에 없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 코스닥 시장 대세는 역시 대선테마株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올해 국내 증시 코스닥시장에선 대선 테마주가 득세했다.
 
그 중 단연 돋보인 테마는 역시 '박근혜테마주'다. 일찍이 복지정책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던 덕분에 아가방컴퍼니(013990) 보령메디앙스(014100) 등 종목이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연초 3085원에 거래되던 아가방컴퍼니는 26일 1만9550원까지 533.71% 치솟았다. 같은 기간 보령메디앙스도 4390원에서 2만3700원으로 439.86% 급등했다.
 
박 전 대표의 동생 박지만 씨가 최대주주로 있는 EG도 50% 넘게 올랐다. 올해 초 3만8000원에 거래되던 이 회사 주가는 26일 6만400원으로 58.95% 상승하며 박근혜 효과를 실감했다.
 
박근혜에 대항마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이다.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기점으로 정치권에 모습을 드러낸 안 원장은 이후 곧 대선 유력주자로 거론됐다.
 
주식시장에선 안철수연구소(053800) 급등으로 나타났다. 연초 1만8950원으로 거래를 시작했던 안철수연구소는 26일 12만8900원으로 오르며 580.21% 급등했다. 상승률로만 보면 '안철수 대통령'이다.
 
강록희 대신증권 연구원은 "안철수연구소는 현재 오버슈팅(일시적 폭등) 상태로 당분간 목표주가 제시가 무의미하다"면서 "펀더멘털 측면에서 설명이 가능한 주가 수준으로 복귀하기 전까지 목표가와 투자 등급을 제시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는 510.69에서 502.36으로 1.63% 하락했다.
 
◇ 중국고섬·네프로아이티..'글로벌 KRX' 좌초?
 
'글로벌 KRX'를 표방하며 외국기업 국내 유치에 나섰던 한국거래소가 체면을 구기게 됐다.
 
앞서 국내 증시에 상장한 중국기업이 '바지사장' 논란 등으로 말썽을 일으킴에 따라 거래소는 '2차 상장'을 복안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올해 들어 첫 2차상장 기업으로 국내 유가증권시장에 이름을 올렸던 중국고섬이 사실상 상장 폐지됐고, 일본기업 네프로아이티가 명예롭지 못한 퇴출을 당했기 때문이다.
 
상장을 위한 공모청약 당시 중국고섬은 싱가포르 상장사라는 이점을 내세우며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선진시장에 상장한 믿을 만한 기업으로 앞서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여타 중국기업과의 다르다는 이미지를 강조했다.
 
하지만 공모청약에서 대량의 실권주가 발생했고 중국고섬은 상장한 지 석달도 버티지 못하고 결국 지난 3월 거래정지됐다.
 
회계장부 부정이 그 사유였다. 이 과정에서 이를 먼저 인지한 기관 투자자들은 보유하고 있던 중국고섬 지분을 대거 처분했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속수무책 당했다.
 
결국 이 사태는 한국거래소 국정감사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거래소가 싱가포르 거래소보다 뒤늦게 거래정지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이 약 174억원의 손해를 봤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외국 상장사의 말썽은 일본 1호 코스닥 상장사인 네프로아이티가 정점을 찍었다.
 
2009년 4월 코스닥시장에 화려하게 입성했던 이 회사는 상장 2년 만에 퇴출됐다.
 
지난 7월 네프로아이티가 만다린웨스트에 경영권을 넘기는 과정에서 횡령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네프로아이티는 만다린웨스트에 경영권을 양도하기로 하고 소액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만다린웨스트 관계자가 청약증거금 149억원 중 122억원을 횡령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 삼성자산운용, 펀드업계 1위 되다
 
올 한해 자산운용사 사이에서는 순위 경쟁이 치열했다.
 
자산운용업계 절대 강자로 군림했던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펀드 수탁고가 점차 줄면서 삼성자산운용과 자산 규모 1위 자리를 두고 엎치락뒤치락 순위 싸움을 해왔다.
 
그러던 중 지난 10월 금융투자협회가 연말부터 자산운용사의 규모 측정방식을 투자일임자산을 포함한 운용자산(AUM) 기준으로 변경한다고 밝히면서 자산운용업계 순위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가장 큰 수혜를 입은 곳은 AUM 도입으로 독보적 1위 자리를 차지한 삼성자산운용이다.
 
AUM 기준을 도입할 경우 삼성자산운용은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등 금융계열사에서 받은 일임자산규모가 70조원 이상인 만큼 운용자산이 100조원을 넘어선다.
 
기존 순위경쟁을 벌이던 미래에셋자산운용(약 45조원)을 큰 차이로 따돌리게 된 것이다.
 
더불어 금융계열사가 있는 교보악사자산운용과 한화자산운용 등도 이번 AUM 기준 도입으로 자산규모 상위권에 올라서게 됐다.
 
◇ 상반기 몰아친 '랩' 열풍..수익률 폭락
 
한 때 자문사들이 포트폴리오에 많이 담는 7가지 종목을 일컫는 '자문사 7공주'란 단어가 유행했다. 높은 수익률을 구가하던 자문사 투자전략을 따라해 달콤한 수익의 열매를 나누고자 하는 개미들의 바람이 만든 단어였으리라.
 
투자자문사들은 이처럼 주도주였던 '차(자동차)·화(화학)·정(정유)' 업종에 대한 몰빵 투자로 시장 대비 월등히 높은 수익률을 자랑하며 올해 상반기까지 랩 열풍을 이끌어왔다.
 
폭발적인 성장세 속 랩 시장 규모가 9조원을 넘어섰고, 분산투자가 기본 원칙인 자산운용사들까지 본분을 잊고 편입 종목 수를 기존 60여개에서 20개로 줄인 '압축펀드'를 내놓을 정도였다.
 
그러나 이처럼 큰 인기를 누렸던 '자문형 랩'은 하반기 변동성 장세를 맞아 무릎을 꿇고 말았다.
 
8월 유럽발 악재 속 증시가 급락하면서 위험 분산을 하지 않았던 자문형 랩 수익률이 처참하게 무너진 것.
 
특히 집중적으로 투자했던 '차·화·정' 주가가 폭락하면서 자문사들은 팔면 더 떨어질까봐 팔지 못하고 수익률 나빠질까봐 추가 매수도 못하는 사면초가에 빠지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와 관련 자문사들의 비상이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유럽발 악재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데다 리스크 관리에 취약하다는 점에서 투자자의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다.
 
◇ 급락장세에 풋옵션 대박 사례 속출
 
유난히 급락세를 보였던 올 한해 장세에서 대박난 투자처가 있으니 바로 풋옵션이다.
 
8월부터 국내 증시는 급락 장세를 펼쳤다. 유럽 재정위기가 다시 한번 부각되는 가운데 미국 신용등급 강등 소식까지 이어졌기 때문이다.
 
유난히 하루 낙폭이 컸던 지난 8월19일. 코스피 지수가 6.22% 하락 마감하자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망연자실한 반면 풋옵션 투자자는 미소를 감추기 힘들었다. 소위 말로 ‘대박’이 났기 때문이다.
 
코스피200 옵션 9월물 시장에서 행사가 215인 풋옵션은 전일 종가대비 300% 급등하며 7.60포인트에 거래를 마쳤다.
 
가격으로 환산하면 76만원으로 전일 종가에 이 풋옵션을 매수했다면 하루 사이에 3배의 이익을 얻을 수 있었을 터였다.
 
지난 11월 옵션만기일에도 풋옵션은 어김없이 투자자들에게 대박을 안겨줬다.
 
11월물 옵션만기당일인 지난 11월10일 이탈리아 채무위기 긴장 고조에 이날 코스피지수는 5% 가까이 하락하며 거래를 마쳤다. 
 
이날 가장 거래가 활발했던 행사가격 240 풋옵션은 전일대비 5585%, 무려 57배 폭등했고, 237.5 풋옵션 역시 37배 급등 마감했다.
 
무용담처럼 풋옵션으로 대박 난 투자자들의 사례가 심심찮게 들려왔지만 그래도 풋옵션은 고위험 상품이기 때문에 투자 시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 증권사 잇따른 전산 오류
 
투자자들을 불편과 불안의 이중고에 떨게 만든 '전산 오류' 역시 올해 빼 놓을 수 없는 사건이었다.
 
시작은 지난 2월 동양증권(003470)의 접속 오류 사건이었다. 동양증권은 웹사이트가 접속 오류를 일으키며 투자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키움증권(039490) 역시 2월과 5월 HTS 오류로 접속 불가 등 시스템 장애를 일으켰다.
 
리딩투자증권은 해커의 공격으로 고객 정보까지 유출됐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휴대전화 번호 등을 포함한 고객 정보 1만2000여건이 외부로 유출 된 것.
 
이어 현대증권(003450)은 지난 6월 HTS 전산 장애가 발생해 오전 장 시작 전인 8시55분부터 약 40분간 접속이 지연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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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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