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금융당국이 체크카드 활성화 대책의 일환으로 부가서비스 혜택을 신용카드와 비슷한 수준으로 만들겠다고 밝히면서 기존 신용카드 고객들이 '역차별'이라며 불만을 토로하고 나섰다.
연회비가 상대적으로 높은 신용카드와 연회비가 거의 없는 체크카드의 혜택을 동일하게 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얘기다.
또 체크카드의 혜택을 늘리기 위해 기존 신용카드의 부가서비스를 불가피하게 줄여야 한다면 신용카드 고객에 대한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2일 금융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는 지난달 발표한 '신용카드시장 구조개선 종합대책'에서 신용카드 회원에게 제공하는 부가서비스와 직불형 카드 회원에게 제공하는 부가서비스의 '균형'을 유지토록 권고했다.
그러나 기존 신용카드 고객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어떤 방식으로 체크카드 고객의 혜택을 늘려나갈 것이냐는 지적에 대한 금융당국의 설명은 신용카드 고객들을 이해시키기엔 역부족이었다.
당시 금융위 관계자는 "기존 신용카드 고객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며 "앞으로 단계적으로 경영합리화를 통해 단계적으로 부가서비스를 개선해 나가는 방법으로 접근해나갈 것"이라고만 답했다.
구체적이지도 합리적이지도 않은 원칙적인 답변이었다는 지적이다.
신용카드 고객인 직장인 박 모씨는 "현재 합리적인 소비를 하는 신용카드 고객도 많이 있다"며 "제대로 된 소비를 하면서 혜택을 받아온 소비자에게는 오히려 역차별이 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반발했다.
자영업자 이 모씨도 "가맹점 수수료로 현금을 받는 것이 자영업자들로서는 좋지만 신용카드 사용은 정부가 장려한 것 아니냐"며 "이제와서 헛점이 많다는 이유로 상대적인 혜택 축소 등 혜택 내용을 변경하면 국민이 어떻게 정책을 신뢰할 수 있겠느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실제로 정부는 지난 1999년 이후 상거래를 투명화하고 세원 확보 차원에서 신용카드 사용을 장려해왔다.
하지만 경제활동인구 1인당 신용카드 보유매수가 4.9장에 이르고, 가계부채가 900조원에 이르는 등 부작용이 심각해지자 정부가 정책 방향을 바꾼 셈이다.
카드사 관계자들 역시 금융당국의 체크카드 활성화 방향이 제 길을 찾을 수 있을 지 의문이라는 입장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체크카드와 신용카드 혜택이 같아질 수는 없다"며 "신용카드와 체크카드의 수익이 다르기 때문에 카드사 입장에서도 혜택을 같이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연회비를 내는 신용카드 고객 역시 체크카드와 혜택이 같다는 점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도 "체크카드의 혜택을 신용카드와 동일하게 하기 위해서는 기존 신용카드의 혜택이 줄어들 수도 있다"며 "그렇게 되면 신용카드 고객은 역차별을 당하는 셈"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