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정부는 올 한해 해외건설 수주목표를 700억달러로 잡았다. 목표 달성을 위해 자금, 인력, 기술력은 물론 외교력까지 총동원한 전방위적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건설업계도 해외사업 분야 인력을 충원하는 등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겠다는 각오다. 하지만 유럽 재정위기와 지난해 시작된 중동·아프리카 민주화시위 등으로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거기에 저가로 무장한 중국 등 해외건설사들의 강력한 견제와 국내 건설사간 과다경쟁 등도 해외건설 수주 환경을 어렵게 하고 있다. 해외건설시장의 전망과 해법을 3회에 걸쳐 진단해본다.[편집자註]
지난해부터 계속된 주택시장의 장기침체와 공공공사 물량의 감소로 자금 유동성이 떨어진 건설사들의 위기가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이러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업계를 견인하는 대형건설사들 중심으로 조직개편이 확산되면서 해외수주 쾌거를 달성하는 등 수익의 상당부분을 올리고 있다.
이같은 추세를 반영하듯 새해를 맞은 건설사들은 국내 주택경기 하락에 따른 주택부문 조직을 축소하고 해외영업 분야를 대폭 강화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하는 등 해외시장을 겨냥한 움직임은 분주하다.
◇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액 591억달러 '사상최대'..올해는 700억달러 전망
국내 건설사들은 지난해 해외 건설시장에서 600억달러에 육박하는 수주실적을 올렸다.
4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액은 591억달러를 기록, 2년 연속 500억달러를 돌파했다.
이는 재작년 716억달러의 83%에 불과하지만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자력발전소라는 예외적인 초대형 사업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지난해가 역대 최고 실적이다.
지역별로는 중동지역이 295억달러로 최대시장 자리를 지켰으나 전체 수주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9.9%로 2004년 이후 7년 만에 50% 아래로 내려갔다. 대신 아시아에서 194억달러, 중남미에서 66억달러를 각각 수주해 해당 지역 실적으로는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공종별로는 플랜트가 432억달러로 전체 수주액의 73%를 차지했다. 플랜트 수주 비중은 2009년 72%, 2010년 80%에 이어 3년 연속 70%를 넘었다.
해건협 관계자는 "현재 막바지 계약 협상을 진행 중인 사업규모가 총 230억달러에 이르는데다 올해 새로 입찰에 참여할 공사에서도 최소한 250억달러 가량을 계약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올해는 700억달러의 해외수주를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건설사, 조직개편으로 해외수주 700억달러 "문제없다"
올해 국내 대형건설사들의 신년사 주요 화두는 역시나 '해외건설'로, 주택사업 분야를 큰 폭으로 줄이고 대부분 해외사업쪽 인력을 대폭 늘렸다.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의 강자로 자리매김한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실적에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분야의 사업 개척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올 수주목표는 국내외 포함 16조원으로 이중 해외수주가 매출기준 70%에 달하는 것을 감안한다면 올 해외수주목표는 약 11조원이다. 이는 지난해 달성한 약 8조(71억달러)를 웃도는 금액이다.
이에 꾸준한 수요가 예상되는 해외 화력발전시장을 겨냥해 발전사업부문을 확대하는 등의 조직개편을 추진했다. 그동안 I&I(industrial & infrastructure) 사업부내 발전사업본부를 단독사업부로 독립시킴에 따라 해외 신규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보였다.
박기석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승자의 저주'에 빠질 것을 경계하며 "환경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경쟁구도를 주도할 수 있는 능동적인 자세로 시장을 선점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말 5조원 규모의 브라질 일관제철소 수주 쾌거를 올린 포스코건설은 창사 이래 최대 인력을 채용하며 해외 건설현장 강화에 주력키로 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어려운 건설경기 속에서도 사상최대 인력을 충원했다"며 "브라질 일관제철소 건설공사 등 해외에서 진행하고 있는 해외 건설현장의 인력 충원 차원에서 전체 직원의 17%에 달하는 사원을 새로 채용했다"고 밝혔다.
현대건설도 개발사업본부를 폐지한 후 본부인력을 국내외 영업본부로 재배치하는 등 해외영업 강화를 위한 조직개편 채비를 단단히 마쳤다. 이를 통해 지난해 부진했던 해외수주 비중을 60%대 후반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건설사 해외사업본부 관계자는 "국내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로 인한 국내부문의 부진한 실적 만회를 위해 올해도 건설사들의 해외 먹거리 찾기 움직임은 계속될 것"이라며 "해외영업과 플랜트부문의 인력을 늘리는 등 대형건설사들의 해외영업분야 중심 조직개편은 중견사에도 이어지면서 올 해외수주목표인 700억달러 달성은 문제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