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손지연기자]
누구나 한번쯤 물건을 사거나 병원에 갔을 때 억울하거나 당황한 적이 있을 것이다. '소비자가 왕이다'라는 말이 통용되는 시대는 끝난 것이다. 눈 뜨고 코 베이지 않으려면 소비자의 권리에 대해 잘 아는 수밖에 없다. 알아야 손해보지 않는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소비자와 사업자간에 발생하는 분쟁을 원활하게 해결하기 위해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을 개정했다. 분쟁 당사자간에 분쟁해결 방법에 관한 별도의 의사표시가 없는 경우 분쟁 해결을 위한 합의나 권고의 기준이 된다. 이에 알기 쉬운 사례와 설명을 통해 소비자들이 기업 등의 사업체에 불합리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15회에 걸쳐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편집자주]
대리운전. 지금 생각해보니 정말 큰일 날 뻔 했네요.
최근 회식자리서 몇 잔 마셔서 몇 차례 대리운전 기사를 불렀습니다.
#1.교차로에서 내 차가 지나가는데 옆에 차가 오면서 피해가더군요.
저 차 뭔가~~ 싶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신호를 보니 빨간불이네요.
제 차를 피해간 차가 자기신호 받고 가는 거 였어요.
착한 아저씨였는지 빵빵거리지 않고 피해 가길래 제 신호인줄 알았네요.
대리한테 "왜 그러세요?"
대리 왈 "신호를 착각했어요. 죄송합니다."
#2.직진하면 되는데 좌회전 신호를 받더군요.
"직진하면 되는데요."
대리 왈 "아 그래요?? 이 지역 이사온 지 얼마 안돼 길을 몰라서...죄송합니다."
#3.본인 잘못으로 번잡한 시내로 들어와 놓고 우회전을 해야 하는데 앞에 택시가 있었어요. 대리기사가 빵빵 거리네요.
뭐 앞에 못 갈 만한 이유가 있겠지... 신호가 걸려야 빠져줄 여건이 되겠지... 생각하고 있는데 계속 빵빵 거려요..
"그러지 마세요.뭐 이유 있겠죠"
대리 왈 "아... 죄송합니다. 제가 성격이 좀 급해서요."
저는 싸움 날까봐... 걱정이었는데.
#4.이건 정말 대박이었습니다.
우회전 받는데 횡단보도였어요. 사람이 건너요.
대리운전 기사 그냥 가더군요. 사람보다 먼저 지나갈 걸 계산 했나봅니다.
사람 칠 뻔 했습니다.
" 사람! 사람! 사람!!!! 조심하라고!!!!!!"
대리 왈 "저 사람이 갑자기 나와서.... 죄송합니다."
기가 막혔습니다.
"저 사람이 갑자기 나온 게 아니고 보행자 신호였어요!!!!!"
#5. "라이트 켜세요"
설마 그 거리까지 라이트도 안키고 운전했단건가????
그냥 내가 운전 할걸.......
대리가 아니고 도로연수였네요.....
지금 생각해보니
그아이 알반데 대학생이라 해놓고 고딩 아니었는지 의심되네요.
버스 다니는 길만 알고, 운전경력도 없는 듯 하고.....
정말 큰일 날 뻔 했습니다.
한 포털 사이트에 올라온 대리운전 관련 해프닝이다.
연말연시를 맞아 각종 모임과 송년회로 술자리가 늘면서 대리운전을 이용할 일도 많아졌다.
아울러 위와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거나 "제 친구는 대리운전 기사가 속도위반을 했는데 그 범칙금을 자기가 물었대요" 등의 이야기도 종종 듣게 된다.
술을 마신 후 대리운전자를 부르는 것은 현명한 일이지만, 만일 대리운전자의 속도위반 과태료까지 물어야 한다면 난감한 상황이다.
특히, 대리운전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대리운전자였다면, 교통사고를 내거나 속도위반을 했을 경우 피해자는 책임보험 외에는 보상을 받지 못해 운전 당사자인 대리운전자가 아닌 차주에게 손해배상을 요구한다.
앞으로는 대리운전 기사의 교통법규 위반으로 발생한 과태료 등 범칙금과 대리운전 기사의 과실로 인해 발생한 차량파손에 있어서의 차량 수리비는 대리운전 사업자가 부담해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12월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을 개정하고 대리운전에 관한 기준을 신설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리운전 기사의 운행 중 발생한 과태료나 범칙금은 사업자가 해당 과태료나 범칙금을 배상해야하고, 차량 파손 등 물적 손해에 대해서도 사업자가 차량 수리비 등 피해액을 보상해야 한다.
또, 부당한 대금이 청구됐을 경우 사업자는 청구를 취소하거나 부당 대금을 환급해줘야 한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에 개정된 내용에 대해 해당 사업자들과 소비자단체 대표 간에 전부 합의가 이루어져 소비자분쟁해결 기준의 실효성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