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세진기자] PC 시장의 건재를 장담하던 인텔이 스마트폰 생산에 나서 경영 방향을 선회한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텔은 지난 10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아톰 프로세서 기반의 스마트폰이 2012년 출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폴 오텔리니 인텔 CEO는 “최고의 인텔 컴퓨팅 역량이 스마트폰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레노버와 모토롤라와의 협력을 통해 인텔 프로세서가 스마트폰에 진출하고 2012년과 그 이후를 위한 견고한 기반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인텔은 실적 호조를 보이면서 “미국 밖에서 태블릿은 아직 트렌드가 아니다”라며 PC 시장의 건재를 자신했다.
이런 인텔이 스마트폰 시장에 진출하면서 스마트폰 대세를 거스를 수 없어 방향을 선회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인텔의 한 관계자는 “스마트폰 칩 개발은 이미 오래 전부터 연구해온 것”이라며 “갑자기 주력 제품을 바꾼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전부터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면서 준비를 해왔다는 입장이다.
다만 그동안 PC 시장에만 주력해온 이유는 스마트폰 시장에 진입하려는 노력이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인텔은 이미 지난 2010년 자사의 무어스타운 아톰 칩을 탑재한 LG 스마트폰을 선보였으나 정식 출시되지 않았다.
무어스타운 칩은 전력 소모량이 엄청나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이 때문에 LG가 제품 출시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9년에도 인텔은 노키아와 함께 리눅스 기반의 ‘미고(MeeGo)’ 운영체제를 개발하기도 했으나 노키아가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 폰을 선택하면서 진입이 좌절됐다.
이번에 출시 예정인 스마트폰에 대해서는 다양한 플랫폼과 충분한 호환성으로 승부하겠다는 것이 인텔의 방침이다.
현재 인텔은 구글과 협력해 안드로이드 등 다양한 운영체제를 지원하고 있다.
인텔 모바일 와이어리스 그룹의 총괄 책임자인 마이크 벨은 CES에서 인텔의 스마트폰 칩이 전력 소비량과 뛰어난 성능으로 충분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Z2460 칩을 탑재한 스마트폰의 배터리 수명은 8시간의 통화, 6시간의 고화질 비디오 디코딩, 5시간의 3G 브라우징을 이용할 수 있고, 대기모드로 14시간을 지속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인텔의 스마트폰 시장 진출이 순탄치만은 않으리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김근종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에는 삼성 갤럭시 넥서스, LG 프라다폰 등이 글로벌 론칭에 나서면서 스마트폰 시장에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보고 있다.
크렉 버거 FBR 캐피털 애널리스트 역시 “태블릿 PC, 아이패드, 스마트폰 등의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인텔은 잠시 쉬어가는 시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여건으로 인해 올해 인텔은 울트라북 신제품을 출시하는 등 당분간은 주력인 PC시장에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