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농심(004370)이 일부 소매점들의 농심 라면 불매운동으로 진퇴양난에 빠졌다.
예년에 비해 특이할 만한 매출 변동은 없지만 그냥 두고 보자니 라면업계 1위 업체로서 이미지가 실추되고 소매점들의 요구를 들어주자니 '재판매가격유지행위판매금지' 조항을 위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일은 지난해 11월 농심이 라면 소비자 가격을 6% 인상한 이후 일부 중소 슈퍼마켓들이 농심라면 불매운동을 벌이면서 시작됐다.
2만여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인터넷 카페 '좋은슈퍼 만들기 운동본부(이하 운동본부)'에 따르면 농심이 지난해 11월 라면 가격을 평균 6.2% 인상하면서 대리점이 소매점에 납품하는 소매점 매입가격이 13% 가량 인상돼 이전 보다 소매점의 마진율이 줄었다.
이에 운동본부는 회원들에게 농심 라면 대신 삼양식품이나 오뚜기 등 경쟁사 제품을 매대 상단에 배치하고 할인행사 제외, 신제품 입점거부 등 불매운동을 벌였다.
지난 12일을 기점으로 일단 불매운동은 종료됐으며 운동본부 측은 오는 19일 농심 영업본부장을 만나 정식으로 입장을 전달하고 타협점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농심 측은 "대리점에서 소매점에 공급하는 가격은 농심이 아닌 대리점이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것"이라며 "불매운동이 농심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알고 있지만 본사가 대리점의 가격 결정에 개입하면 '재판매가격유지행위판매금지' 조항을 위반하게 돼 적극적으로 대리점의 가격 정책에 개입할 수 없어 답답하다"고 설명했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관한 법률에 의하면 제조사가 대리점에게 제조사가 정한 판매가격을 준수할 것을 강제하는 것을 금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현재 영업사원들이 직접 소매점을 찾아다니며 현장의 목소리를 수렴하고 있다"며 "의견을 모아 향후 정책 개선에 반영하고 간접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