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미정기자] 금융은 필요할 때 자금을 융통해 경제주체들이 원활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금융제도나 정책적 오류·부실, 금융회사의 횡포, 고객의 무지와 실수 등으로 금융소비자들이 금전적·정신적 피해와 손실, 부당한 대우를 당할 때가 있습니다. 뉴스토마토는 금융소비자들이 이런 손실과 피해를 입지 않고 소비자로서 정당한 자기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사례를 통해 보는
'금융소비자권리찾기'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26)
일부 보험 모집자가 실적 압박으로 계약자 몰래 인적사항과 통장 또는 카드번호를 도용해 추가로 보험에 가입시키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금융소비자연맹에 따르면 모집자가 가입자 몰래 보험에 계약하는 일명 '도둑 보험'으로 피해를 본 사례가 다수 존재한다.
한 생명보험사에서 5년째 변액연금보험 가입을 유지해 오던 김 모씨는 새로운 모집자로부터 "계약관리를 잘해주겠다"는 전화를 받았고 "신경써줘서 고맙다"는 말로 응대했다.
8개월 뒤 김 씨는 보험증권을 재발행하기 위해 보험사 콜센터에 전화를 했더니 "똑같은 변액연금보험이 2개 가입돼 있다"는 황당한 얘기를 들었다. 확인해보니, 모집자가 기존계약은 적립금에서 보험료가 나가도록 바꾸고 계약자 몰래 가입한 새로운 계약은 자동이체로 나가도록 임의로 변경한 것이었다.
결국 김모씨는 보험사에 민원을 제기해 새로운 계약을 취소하고 납입보험료를 돌려 받았다.
천안에서 가게를 하는 윤 모씨도 자신도 모르게 화재보험에 가입돼 월 30만원씩 자동이체로 보험료가 4번이나 빠져나가는 것을 발견했다.
알아보니 평소 알고 지내던 김 모 설계사가 임의로 가입시킨 계약이었다. 영업 실적이 부족했던 설계사 김씨는 윤 씨의 가게에서 명함에 적혀있는 통장번호를 보고 도둑보험을 만들었다.
윤 씨 또한 회사에 항의하고 민원을 제기해 자동이체된 돈을 돌려받았다.
금융소비자연맹은 "도둑보험은 모르는 사람보다 아는 사람에 의해 발생하고 있다"며 "매달 통장 거래내역을 확인해 실효 예방과 정상거래 여부를 확인하고, 가입되어 있는 보험의 상태를 확인해보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금융소비자연맹은 통장번호, 비밀번호, 카드번호나 유효성 코드(CVC) 숫자들이 외부에 노출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보험계약의 정상여부는 보험사 홈페이지나 콜센터에 전화로 문의하며 확인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기욱 금융소비자연맹 팀장은 "도둑보험은 대부분 주소나 전화번호가 전혀 모르는 곳으로 기재된 경우가 많아 직접 보험사에 확인하기 전까지는 보험사로부터 아무런 연락을 받을 수 없어 알 수가 없다"며 "본인의 보험가입 적정여부를 1년에 한번쯤 보험사나 보험협회에 확인해 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도움말 주신 분 = 금융소비자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