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시장 판도..전업사에서 은행계열로

입력 : 2012-02-01 오후 3:52:06
[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카드시장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카드시장은 지난 10여년 간 전업사가 주도해왔지만, 최근 금융당국이 은행과 연계된 상품인 체크카드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대책을 발표하면서 은행계 카드사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에 따라 외환카드를 등에 업은 하나SK카드가 점유율을 확대할 것으로 보여 은행계 카드사들의 입지는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카드시장 무게중심 '은행계'로 이동
 
1일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지난해 12월 신용카드 종합대책을 통해 체크카드 활성화 방안을 내놨다.
 
최근 가계부채 문제가 심화함에 따라 무분별한 신용카드 사용을 막겠다는 얘기다.
 
각 카드사는 이에 발맞춰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기능을 합친 이른바 '하이브리드 카드'를 속속 내놓고 있다.
 
그러나 현재 당국의 취지대로 체크카드를 선보이고 있는 카드사들은 신한, KB국민, 하나SK 카드 등 은행계열 전업사 뿐이다.
 
이들은 은행계좌 이용 등으로 은행과 연계한 상품 출시가 전업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손쉽기 때문이다.
 
반면, 은행 계열사가 없는 현대, 삼성, 롯데 등 전업 카드사는 체크카드 결제금액의 0.5% 가량을 은행계좌 이용 수수료로 지불하고 있어, 0.2% 수준인 은행계 카드사에 비해 상당히 불리한 상황이다.
 
한 전업카드사 관계자는 "당국에서 은행 계좌이용 수수료를 현재 0.5%에서 더 낮춘다고 하지만 은행계열사(신한,국민,하나 등)보다는 높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이 체크카드 확대를 강력히 주문하고 있지만 쉽게 체크카드를 늘리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 10년 간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덩치를 키워온 전업사에게는 위기인 형국이다.
 
은행계 카드사는 이 틈을 노려 은행과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연계 상품을 내놓으며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은행계 카드사 관계자는 "금융당국 쪽에서 가계부채 문제로 전반적인 리스크를 줄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당국이 추진하는 체크카드는 은행계 카드만의 강점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유리하다"고 말했다.
 
◇외환카드 등에 업은 하나SK카드 '돌진'
 
게다가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로 하나SK카드의 점유율이 상승, 은행계 카드사의 성장 가능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카드사 점유율은 신한카드가 20% 이상으로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고, KB국민, 현대, 삼성, 롯데, 하나SK 등이 뒤를 이었다.
 
하나SK카드의 시장점유율은 현재 5.7%로, 3.1%를 차지하고 있는 외환카드의 점유율을 합치면 9%내외 까지 점유율이 확대된다.
 
하나SK카드 관계자는 "SK텔레콤과의 제휴를 맺고 2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며 "외환카드도 계열사가 되면 그 만큼 많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런 수준의 점유율로는 업계 5위내 진입도 가능하다는 게 하나SK카드 측의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현재 카드시장에 은행계열 카드사가 유리한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하나SK카드가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신용카드사를 압박하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지주 안에서 상대적으로 리스크 관리가 철저한 은행계 카드사들이 유리하다"며 "더욱이 하나SK카드가 외환은행을 업고 카드시장에 뛰어든 이상, 은행계 카드사들의 시장 점유율이 확대돼 선두그룹을 잡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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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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